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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세상을 향해 도전하는 장애인 연기자들2009-02-05 10:29
작성자 Level 8

믿음으로 무장, 연기자의 꿈을 현실로

“금지구역의 문을 열라”

영화 <사랑해 말순씨>, 드라마 <달자의 봄> <안녕하세요 하나님> <피아노가 있는 풍경> 출연한 다운증후군 영화배우 1호 강민휘 씨.
강 씨는 장애가 있어도 영화배우가 될 수 있다는 것을 몸소 보여준 대표적인 사례다.
2009년 새해가 시작되면서 강 씨처럼 장애를 갖고 연기자의 꿈을 키워나가는 장애인 연기자 지망생들이 꿈을 향해 더욱 비지땀을 흘리고 있다.
D&G STAR 아카데미(대표 김은경, 서울 동교동 소재)는 장애인들에게는 가까이하기엔 너무 멀게만 느껴졌던 방송 분야의 문을 힘차게 열어나가는 조력자 역할을 하고 있다.
다운증후군 배우 강민휘 씨, 단편영화와 연극 등 여러 작품에 출연하면서 배우의 입지를 다져온 뇌병변장애 길별은 씨와 김호빈 씨.
이들은 모두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는 장애인 배우들이다. 올 상반기 장애인을 주인공으로 한 공연을 무대에 올리고자 기본기를 다지는 연습으로 이들의 옷이 땀에 젖는다. 
뇌병변 장애를 앓고 있는 길별은 씨는 “장애인들도 배우가 될 수 있다는 것을 장애인들에게 알려주고, 긍정적인 생각도 심어주고 싶었어요."
별은 씨는 어릴 때부터 꿈이 연기자였다. 별은 씨는 강민휘 씨의 기사를 읽고 이 기획사의 오디션을 통해 연기자의 길을 걷게 됐다. 연기 연습 뿐 아니라 매주 기도모임에도 빠짐없이 나와 믿음으로 연기자의 길을 다지고 있는 별은 씨.
“언어장애가 정말 심했는데 포기하지 않았다"는 별은 씨는 ”장애인들도 각자의 달란트를 발견하고, 집에만 있지 말고 배움의 길을 나서라"고 말했다.
김호빈 씨 역시 뇌병변 장애자다.
“나보다 못한 사람도 저렇게 열심히 사는데 지금 내가 조금이라도 ‘죽고 싶다’는 생각을 한다면 그건 부끄러운 짓이에요.”
이들처럼 뇌병변 장애를 앓는다면 정확한 발음을 하는 것이 가장 큰 난관이다. 피눈물 나는 발음연습이 필요하다. 일반인에 비해 백배는 노력해야 하는 것이다.
다운증후군 역시 일반인들에 비해 혀가 짧아 오랜 시간 큰소리로 발성연습을 해야만 한다.
민휘 씨는 발성연습을 하는데 연습의 대부분의 시간을 보낸다. 다운증후군은 인생을 즐기는 낙관적 성향이 있어서 어려운 연습이지만 행복하게 하루 온 종일 발성 연습할 수 있다.
이들이 장애를 딛고 연기자의 꿈을 꿀 수 있었던 것은 재능을 알아보고 배우로 키워낸 소속사의 프로정신과 무보수 연기지도자의 헌신이 있었다. 
장애인들의 연기를 지도하고 있는 김민희 선생은 연기지도 보다 더 큰 난관은 ‘외적 장애’가 아닌 '내적 장애'라고 말했다. 
장애의 특성을 각각 알아야 하는 건 물론이고 장애 때문에 상처로 얼룩진 내면의 아픔도 보살펴야 하기 때문이다. 김민희 선생은 장애인 각각의 눈높이에 맞춰 지도하기 위해 예술치료와 심리학을 따로 공부했고 장애의 특성도 세밀하게 공부했다.
뇌병변 장애의 경우, 발음이 부정확해 연습량이 일반인의 수십 배 필요하다. 다운증후군의 경우는 이해력이 부족해서 철저한 반복학습이 필요하다. 허구와 현실의 구별성을 발견하도록 훈련하는 일도 그녀의 몫이다. 
“이들은 소통을 원해요. 마음과 마음이 소통하는 대화가 우선 입니다."
민희 씨는 “장애의 특성을 잘 모르면 장애 연기자도, 가르치는 사람도 포기하기 쉽다”며 “장애인 연기자들이 무대에 서는 것만으로는 내적치유가 효과가 일어난다”고 전했다.
김민희 선생은 일반배우가 장애인 흉내를 내는 것이 아니라 장애인이 그 역할을 소화해 낼 수 있는 장이 열렸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무보수로 연기를 가르치는 김민희 선생 뒤에는 철저한 기독교정신을 가지고 회사를 운영하고 있는 D&G STAR 아카데미 김은경 대표(여의도순복음교회 출석)가 있다.
김은경 대표는 “연예계에 복음을 씨앗을 뿌리고 싶다”며 “정직한 연기자와 방송인을 양성해 건강한 방송 문화를 이끄는 게 비전”이라고 밝혔다.
그는 여느 연예기획사의 비즈니스 방법과는 판이하게 다른 방법, 즉 술광고 자제, 공포물 출연 지양, 주일성수 등을 고집해 왔다. 매일 오전 8시면 회사 임직원들과 기도실에서 예배를 드리고 하루 업무를 시작하는 것은 물론이다.
송채환 안문숙 씨도 이 기획사 출신이고 CF스타 '쇼를 하라'의 주인공 서담비, 다운증후군  배우 강민휘 씨, 중견탤런트 김인문 씨가 전속으로 활동 중이다. 
김 대표는 “장애인이 영화 연극 CF 퍼포먼스 등에 주연으로 발탁되고 좋은 작품을 만들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또 김 대표는 “장애인에게 새로운 꿈과 도전을 주는 것만으로 이들에게 날개를 달아줄 수 있어서 보람을 느낀다"고 전했다.

김진영 기자(nspirit@hanafo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