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회 교회재산관리위원장 순복음만민교회 담임목사 사진작가
수년 전에 성지순례 때 다윗성터에 보초를 서고 있는 병사가 열심히 ‘토라’를 읽고 는 모습과 옆에 피어난 빨간 ‘아네모네’가 바람에 하늘거리는 모습이 기억납니다. 예수님께서 산상수훈에서 들꽃을 언급하셨습니다. 아무도 돌보지 않지만 하나님께서 키워 주시고 내일 아궁이에 던져 땔감으로 사용하는 들풀도 입히신다고 말씀하셨습니다. 나아가 솔로몬의 화려한 영광도 들꽃 하나보다 못하다고 언급하셨습니다. 들꽃을 ‘잡초’라고도 합니다. 농사 짓는데 방해되는 식물로 뽑아 없애는 쓸모없는 식물입니다. 그래서 우리 조상들은 야생화의 이름을 붙일 때 짐승 이름이나 미운 대상, 좋지 않은 이름을 따서 많이 지었습니다. 그러나 노란 ‘개나리’나 앙증맞은 ‘개별꽃’이나 맛있는 나물의 재료가 되는 ‘개망초’가 불쾌감 보다는 즐거움을 줍니다. 그러나 요사이는 잡초를 ‘야생화’로 부르며 공원이나 길가에 많이 심기도 하며 상품화 하기도 합니다. 인터넷에 ‘야생화 사이트’가 생겨 사진을 많이 올립니다. 야생화를 사랑하고 사진 촬영하는 사람들도 많아졌습니다. 때로는 희소한 야생화가 발견되어 기사화 되기도 합니다. 들꽃 같은 삶을 사신 분들을 사람들은 존경합니다. 겸손하고 소박하게 헌신적으로 사셨던 분들을 사람들은 존경합니다. 이사야 선지자는 예수님을 들꽃에 비유했습니다. “그는 주 앞에서 자라나기를 연한 순 같고 마른 땅에서 나온 줄기 같아서 고운 모양도 없고 풍채도 없은즉 우리의 보기에 흠모할만한 아름다운 것이 없도다”(사53:2) ‘마굿간 탄생’ ‘목수의 아들’ ‘나사렛 예수’ 모두 들꽃과 비슷한 명칭들입니다. 아브라함, 모세, 엘리야, 세례 요한도 들꽃과 같은 삶을 살았습니다. 다윗도 젊은 시절 사울 왕에게 쫓겨 들꽃과 같은 삶을 살았을 때에는 영성이 살아있고 겸손한 자였으나 원예종 같이 왕이 되어 권세와 부귀영화를 누릴 때 치명적인 과오를 범했습니다. 인류 역사를 볼 때 나라가 들꽃과 같은 시절에는 건전했으나 원예종 시절에는 부패하고 결국 멸망했습니다. 계시록의 7교회 가운데서도, 중세기의 ‘로마 캐도릭교회’도, ‘러시아 정교회’도 같은 전철을 밟았습니다. 유럽의 기독교도 원예종 시절을 맞아 서서히 몰락되고 말았습니다. 인본주의와 황금만능주의, 화려함과 안일을 추구하는 세대는 반드시 몰락합니다. 보도에 의하면 못사는 나라가 더 행복하다고 하고 잘사는 나라가 자살률이 높습니다. 사도 바울은 원예종 시절에는 자만하고 그릇된 사고에 사로 잡혀 죄를 짓는 삶을 살았으나 다메섹 도상에서 예수님을 만나 참된 삶의 가치관을 깨닫고 들꽃의 삶을 살므로 위대한 업적을 남겼습니다. 예수님은 들꽃 같은 인생인 막달라 마리아, 병자와 세리, 창기들을 불쌍히 여기셨습니다. 거대하고 화려한 성전보다는 들꽃 같은 ‘마가다락방’에 성령께서 강림하셨습니다. 왕궁을 찾아 갔던 동방박사들은 들꽃 같은 마굿간에서 왕이신 아기 예수님을 만났습니다.
들꽃이 주는 교훈은 다음과 같습니다.
1. 때를 압니다. 꽃마다 피는 시기가 있습니다. 이른 봄 일찍 피는 복수초, 풍년화, 히어리, 산수유. 가을이 되면 구절초, 벌개미취가 때에 맞추어 핍니다. 울 때가 있고 웃을 때가 있으며 일할 때가 있고 쉴 때 있습니다. 잘 때가 있고 깰 때가 있습니다.
2. 일제히 핍니다.
원예종은 한 송이도 아름다울 수 있지만 들꽃은 진달래. 개나리 같이 약속을 한 것처럼 일제히 피어 온 산을 노랗게, 붉게 물들입니다. 신앙으로 뭉친 기드온의 300명 용사들은 수많은 미디안 군사들을 물리쳤습니다.
3. 유익을 줍니다.
식용, 약용, 사료, 관상용, 화장품 재료로 우리에게 많은 유익을 줍니다.예수님께서 우리를 가리켜 “세상의 소금과 세상의 빛”이라고 하셨습니다. 화평을 만드는 사람, 어디를 가든지 웃음꽃을 피우는 사람, 불가능을 가능케 하는 기도의 사람.
4. 강한 자생력입니다.
추운 겨울도 참고 뜨거운 햇빛도 견디고 비바람도 이기면서 자생하여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습니다. 바위 틈에 자라는 소나무와 시멘트 틈에 피어 있는 민들레는 얼마나 경이스럽습니까? 인생의 여정과 신앙생활, 목회생활도 역경이 있지만 인내해야 하겠습니다. 자족하는 삶, 자족하는 목회가 되어야겠습니다. “주는 것이 받는 것보다 복이 있다”(행20:35)
5. 좋은 것을 만들어 냅니다. 아름다운 색깔의 꽃잎, 곤충을 불러 모으는 향기, 맛과 약효 등 흙에서 만들어 냅니다. ‘합력하여 선을 이루시는 하나님’ 자기를 종으로 판 형들을 용서한 요셉, 자기를 죽이려고 쫓아 다녔던 사울왕의 죽음을 슬퍼하며 통곡했던 다윗, 원수를 위하여 기도하신 예수님과 스데반, 두 아들을 죽인 원수를 양아들로 삼은 손양원 목사님. 태국 나환자촌 교회의 장로님이 방문한 우리들을 보고 “하나님 감사합니다” 기도하던 모습. 40대의 정신장애를 가진 딸을 부양하며 노동으로 일하면서 늘 기뻐하며 감사하고 캄캄한 어둠 속에 호롱불을 들고 먼 거리를 예배 빠지지 않고 참석하던 할머니 권찰님! 하나님은 “모든 인생은 풀이며 그 영화는 들의 꽃과 같다“고 하셨습니다. 어느 공원묘지에 대학 총장과 평범한 시민이 나란히 누워있는 묘를 보면서 지위와 명예보다는 어떻게 살았느냐가 더 중요하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산상보훈의 서두의 ‘팔복’은 바로 들꽃 같은 마음입니다. 원예종 같은 화려한 삶보다는 들꽃 같은 ‘진선미’의 삶이 우리 주님이 걸어가신 십자가의 삶이라고 여겨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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