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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선교지에서 온 편지-네팔에서2013-09-30 09:44
작성자 Level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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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팔의 크리스천 리더가 될 암-릭과 인두라이 부부

암-릭(43)과 인두라이(38)는 삶의 혹독한 홍역을 치룬 후에 만난 부부다. 나이에 비해 엄청난 시련의 고비를 넘긴 암-릭은 현재 네비게이트 성경공부를 하면서 월, 금에는 공항에 나가 타-멜(Tamel, 카트만두의 번화가)의 한국인 경영 식당에서 홍보 명함을 돌리는 알르바이트를 하고, 매일 오전에는 한글 무료공부방에서 통역을 담당하고 있다.
91년도에는 한국의 어느 가죽공장에서 3개월간, 2006- 2007년에는 16개월, 그리고 그해에 다시 한국에 나가 만 4년간을 시골의 어느 정미소에서 노동을 하던 중 불법체류와 취업 혐의로 체포구금, 강제 출국 당하여 눈물을 머금고 귀국했다.
그런데 그를 정작 기다려 주어야 할 아내는 두 아이만 남겨 놓고 가출해 버린 상태였다. 그렇게 텅 빈 집에서 낙심하던 중에 인두라이(다르질링 출신 여목사, 38)와 극적으로 만나게 된다. 암-릭 인두라이와의 만남으로 그의 무너진 심정을 다시 수습하고 마침내 4개월 전 재혼하여 현제 ‘이마돌’이란 동리에서 새 보금자리를 꾸며 함께 살고 있다. 
아내이자 여목사인 인두라이는 다르질링(인도 웨스트 벵갈주)에서 태어나 그 곳에서 B.H.D.(신학 학사과정)을 이수, 다시 카트만두에서 M.D.V(신학석사)를 마친 영어에 능숙한 여성 지도자이다.
그녀는 믿기 전, 다르질링에서 힌두신의 여사역자로 잡신에 의지한 병 고치는 일을 했다. 그런데 어느 날 불시에 찾아 온 실어증(失語症)으로 신음하던 중 어느 기독교 전도인을 통해 회개하면서 예수님을 영접하게 되었고 이후 병에서 놓임을 받게 되자 그 은혜에 감격하여 전적인 복음사역자가 되었다고 한다.
현재 근무하고 있는 아동 유괴 보호소(해외 원조기관)의 직원이 되기 전 2005년도에 잠시 교회를 개척하다가 홀로 감당키 힘든 여러 가지 문제로 방법을 바꾼 것이 가정 예배(home cell group)를 중심으로 한 전도 조직(evangelize organization)이었고, 그래서 지금 2개 가정을 심방 예배 중에 있다.
아무튼 필자가 근간에 만나게 이 두 커플은 한국말 통역은 물론 극빈 환자가정 심방과 치유기도, 홈셀 그룹(가정 예배)으로 참여시켜 동역의 울타리가 되고 있다.
언어, 풍속, 사고방식조차 다른 점이 많은 낯선 문화권의 선교 현장에 이와 같은 하나님의 사람이 예비되어 때가 되어 저들을 만나게 하신 주님의 섭리와 사랑은 그저 놀랍기만 하다.
특히 근년에 와서 어느 나라 할 것 없이 젊은 층들의 세계는 전 시대와 많은 차이를 보인다. 지식수준은 말 할 것도 없고 저들의 가치관은 거의 물질만능과 극도의 개인주의다. 그래서 나타나는 현상은 소홀한 인간관계와 방종한 개인생활, 연령 차이를 무시하는 방자스런 예의다. 이 나라 네팔 역시도 예외는 아니다.
필자는 동안 카트만두, 포카라, 까까르 비타(인도와의 국경 타운), 인도의 다르질링 등에서 여러 부류의 젊은이들을 교회 안에서는 물론 삶의 현장에서 심심찮게 접촉해 보았다. 대부분의 20, 30대 젊은 층들의 선배나 고령자에 대한 예의가 없음이 이미 그 도를 넘어서 있었다. 카트만두 역시도 별 다른 점은 없다. 물론 감추어진 좋은 젊은이들을 만나지 못한 필자의 불운이라면 굳이 더 열거해서 뭘 하랴.
하여간 이것이 예사롭게 부닥치는 일상적 만남의 현장일진데, 결코 과장은 아니다. 그렇다면 과연 누가 있어 오늘 이와 같은 청년들에게 미래의 올바른 꿈을 심고 진리의 말씀을 가르치랴? 바로 암-릭 부부와 같이 하나님의 부르심을 받은 장년 계층이 맡아야 시급한 당면 과제다.
암-릭(Amrick)은 일찍이 네팔의 왕정(王政)이 무너질 때 일어난 시민 데모에 앞장 서 나가다가 겨드랑이에 총탄을 받고 사경을 헤매었던 일이나 한국의 고달픈 노동현장에서 다만 인내심 하나로 버틸 수 있었던 칠전팔기의 사나이다. 대개의 경우 사람의 성품과 자질은 혹심한 고난 가운데서 성장한다. 물질의 핍절, 병고, 불의의 재난과 같은, 그리고 피치 못할 시대적 격변기 속에서 극소수를 제외한 사람들의 일평생이란 누구를 막론하고 아무러한 연단 없이 통과하기는 어렵다. 본인의 의사와는 상관없이 부지부식(不知不識)간 다가오는 여러 형태의 힘든 시험, 그 중에도 유독 남다르게 혹독한 운명적인 사건을 겪어야만 했던 사람들 또한 적진 않다.
그런데 문제는, 시련이 다가올지라도 이를 잘 감당하는 사람과 그 자리에 주저앉는 사람과의 차이다. 하나님의 약속의 말씀은 바로 고난극복의 지름길이며 능력이다. 곧 ‘시험당할 즈음에 피할 길을 내시는 하나님’, ‘우리가 감당할 수 없는 시험을 허락지 아니하시는’ 하나님을 믿음으로 붙잡기만 하면 된다.
모든 일에의 최종 종결자는 하나님이시다. 먼저 그의 나라와 그의 의를 구해야 함은 범사의 기본적인 질서이며 그리고 어떤 일이 주어지든 결과를 셈하기 이전 그 과정을 더욱 소중하게 여기며 감사와 사랑을 다해야 함은 매일을 성공하고 승리하는 하나님의 방법이다. 왜냐하면 일의 과정에 대한 애정과 보람을 잃어버린 결과물이란 허수아비의 장식물 더 이상은 아니기 때문이다. 그래서 진정한 성공의 의미는 승패에 있는 것이 아닌 그 과정 과정의 열정과 즐거움으로 일관된 파인 플레(fine play)이에 있다.  
그러나 미래의 향방을 가늠할 수 없는 물질 만능과 이에 따르는 허영심이 판을 치는 세대,  오늘의 젊은이들은 실로 이런 눈에 띄지 않는 사회악과 맨 살로 맞대고 있다. 그렇다면 이들에게 요구되는 것은 하나님의 진리의 말씀, 더 이상이 있을 수 없다.
신앙생활이란 하나님의 성품을 표적으로 닮아 가기 위한 훈련과정과 같아서 사람으로 하여금 고난 속의 감사를 배우게 하며 한층 너그러운 마음과 여유로운 성품을 지니게 한다. 대개 한 개인의 진면목은 위기에 대처하는 모습에서 나타난다. 고난을 고난으로 인정하지 않고 고난을 차라리 보듬고 달래고 인내하면서 이를 정면으로 수용할 줄 아는 사람, 그래서 고난이 주는 진정한 의미가 무엇인지를 몸으로 증거하고 이를 전화위복으로 전환시켜 꽃 피울 줄 아는 사람, 미래의 청사진을 품고 그 비전을 제시하며 실천해 가는 사람, 그가 오늘의 청년세대를 위해 하나님이 시급히 찾고 있는 바로 그 인물이다.
세상엔 그래서 버리고 거부해야 할 아무것도 없다. 어떤 상황일지라도 그것을 받아들이는 사람의 마음 자세에 따라 해석되고 좌우되는 것이니까.
40대 초반의 암-릭 부부, 우리는 저들에게 힘을 실어 주어야 하며 때때로 필요한 용기를 불어 넣고 매일처럼 새롭게 거듭나는 네팔의 영적 크리스천 지도자가 되도록 돕는 일에 인색해선 안 될 것이다. 할렐루야!

2013년 9월 어느 날
김 상봉 선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