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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정명숙 스타일리스트...봄맞이 목회자에게 어울리는 스타일 제안2009-02-13 10:25
작성자 Level 8

"(목사님이라면) 파스텔 계통, 톤 다운된 느낌의 넥타이를 추천합니다."

입춘이 지나 이제 곧 봄이 온다. 젊은 여성들의 가벼워진 옷차림만으로도 봄을 느낀다는 이들도 있다. 남성들에게도 옷차림은 중요하다.늘 강대상 앞에 서야만 하는 목회자들에게도 옷차림은 중요할 수 밖에 없다.  
다가오는 봄을 앞두고 패션 스타일리스트이자 최고급 남성 맞춤복을 디자인하는  '정명숙 비스포크'의 정명숙(38·사랑의교회) 대표는 목회자에게 어울리는 봄시즌 옷 입는 법을 제안한다.
"옷은 상황에 맞게 입어야 품격이 있고 조화로운 옷차림이 가능합니다. 패션에 관심이 많은 저로서는 비즈니스맨이나 목사님들께서 어울리지 않는 옷차림을 볼 때마다 안타까운 마음마져 듭니다. 강단에서 입어야 할 옷, 행사장에서 입어야 할 옷이 다르듯이 슈트 또한 그 스타일에 있어 구분이 있어야 합니다."
먼저 정 대표는 슈트를 갖춰입을 때는 꼭 포켓스퀘어로 포인트를 줄 것을 권했다. 포켓스퀘어는 넥타이와 더불어 남성들이 컬러로 멋을 부릴 수 있는 대표적인 아이템.
지난해 가을부터 유행하기 시작한 클래식 남성 정장과 아울러 패션 소품으로 떠오른 포켓스퀘어는 상의 바깥 윗주머니에 꽂는 사각 모양의 천으로 '행커치프'로도 불린다. 
"목사님들께서는 대부분 포켓스퀘어를 멋내기용이나 사치품으로 여기는데, 오히려 행커치프를 함으로써 예배시간 성도들의 집중력을 더욱 높일 수 있습니다."
정 대표는 화이트 린넨과 면의 포켓 스퀘어로 자신감이 생겼다면 다음은 다양한 솔리드 컬러의 포켓스퀘어를 권했다.
"컬러가 아름다운 솔리드 실크를 여러가지 형태로 시도해 보세요. 넥타이와 세트로 만들어진 포켓스퀘어는 진부해 보이므로 피하는 것이 좋습니다."  
정 대표는 "요즘 포켓스퀘어를 꽂은 사람들을 많이 볼 수 있다"며 "고객들의 반응을 봐서는 아직까지 우리나라에서 포켓스퀘어를 착용하는데는 대단한 용기를 필요하지만 처음이 어려울 뿐, 습관이 되면 포켓 스퀘어를 고르고, 꽂는 일이 얼마나 즐거운 일인지 알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다양한 색상의 클래식 넥타이로 변화를 줄 것을 조언했다. 특히 보석이나 로고가 박힌 것, 광택이 나는 스타일은 지양하는 게 좋다고 권했다.
"넥타이는 남자들에게 허락된 특별한 패션취향입니다. 남자에게 있어 넥타이를 선택하는 것은 바로 개인의 시그니쳐를 선택하는 것입니다."
목회자들에게는 파스텔 계통이나 톤 다운된 느낌의 넥타이를 착용하는 것이 좋다고 한다. 셔츠에 어울리는 타이는 얼굴을 보좌하는 또 하나의 액세서리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컬러만 보고 넥타이를 고르는데 매듭이 잘 만들어져야 좋은 타이라고.
설교할 때 입는 가운 역시 성도들이 봤을 때 편안한 느낌이 들 수 있도록 검은색 바탕에 붉은 톤으로 팔꿈치와 어깨 부분에 살짝 악센트를 주는 게 무난하다고 설명했다. 특히 행사장에서 꽂는 꽃은 상의 컬러에 있는 '플라워 홀'(꽃을 꽂는 작은구멍)에 '한송이만' 꽂는 게 멋스럽다.
정 대표는 "우리나라 사람들의 바지 기장은 너무 길다"며 바지 기장을 정하는 노하우도 설명했다. 
바지기장은 구두 뒷굽의 중간정도 길이까지 내려오면 적당하다는 것. 따라서 구두 앞코의 구두 끈이 보이는 것이 자연스럽다고 설명했다.
정 대표는 수트 관리법도 소개했다. 우선 아무리 훌륭한 테일러가 옷을 잘 만들었다라도 입는 사람이 사랑과 정성으로 잘 관리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것.
정 대표는 퇴근해서 옷을 벗으면 먼저 주머니를 비우고, 재킷은 옷걸이 걸기 전 브러시로 먼지를 털어줄 것을 첫 번째 관리법으로 꼽았다. 그 다음 곧바로 옷걸이 걸지 말고 발코니나 공기가 잘 통하는 곳에 잠시 두어 습기를 머금도록 한다. 이곳에 얼마동안 걸어두면 주름도 펴지고 냄새도 제거되기 때문이다. 특히 여러가지 사이즈의 옷걸이 중 재킷에 꼭 맞는 옷걸이 걸어야 한다. 특히 드라이클리닝을 자주 하면 수트의 수명이 오히려 단축될 수 있다. 열 번이나 열 두번 정도 입고 드라이 클리닝을 해도 충분하다고. 물론 여름소재는 땀이 배어 자주 세탁해야 한다.
"옷은 자신이 누구인지 또는 어떤 사람이 되려고 하는지를 표현해 주는 도굽니다. 옷을 입는 것은 자신의 사회적 지적 수준을 보여줍니다."
목회자이기 때문에 더더욱 자신의 스타일을 살린 감각을 키워야 한다는 것이다. 정 대표는 목회자 자신이 가지고 있는 수트들을 적절하게 활용한다면 설교를 할 때 성도들의 시선을 집중시킬수 있고, 신뢰감도 배가될 것이라고 말했다.
직접 디자인 하고 직접 만드는 작업 뿐 아니라 패션 스타일리스트로도 활동하고 있는 정 대표는 목회자들이 부담스러워 하는 패션에 관한 몇 가지 편견을 깨고 싶다고 조심스럽게 말했다.
정 대표는 "옷을 모르고서야 품격있는 옷차림을 표현하기가 어렵다"며 "이미지라는 추상적인 것을 비주얼로 구현하기 위해서는 충분한 지식과 경험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서울 강남구 신사동에서 숍을 운영하는 정명숙 대표는 국내에서는 보기 드물게 여성 디자이너가 남성복 비스코트 라인을 오픈했다. 
"요즘에는 목사님들께서 숍을 많이 찾으십니다. 그럼 목사님의 체형이나 얼굴형 등에 맞게 슈트나 셔츠, 넥타이부터 포켓 스퀘어, 커프스 링크 등 작은 액세서리까지 모두 스타일링을 합니다만, 적응하시는데는 시간이 좀 필요하신가 봐요."
단순한 옷이 아니라 '멋을 입는 목회자'를 위한 포털 코디네이트 역할을 하고 싶다는 정 대표는 제일모직을 거쳐 삼성패션연구소에서 근무했다. 대학시절부터 활동해온 한국대학생선교회(CCC)를 통해 현재 CCC 출신 선교사 6명을 지원하고 있다. 또 10년째 기아대책을 후원하는 정 대표는 "명예를 추구하는 디자이너가 아닌, 행복을 재단하는 디자이너가 되고 싶다"고 전했다.


참고:
비스포크(bespoke)는 런던의 새빌로에서 생겨난 말로, 진정한 비스포크란 한 사람의 테일러가 패턴 메이킹, 재단, 바느질, 리얼 버튼 홀 제작까지 전과정을 직접 하는 것을 말한다. 오뛰꾸튀르나 비스포크 모두 한 사람을 위해 최고로 숙력된 장인의 손으로 만드는 핸드 매이드다. 또 옷으로 도달할 수 있는 최고의 경지와 높은 푹격과 완성도를 추구한다는 점에서 같다.


김진영 기자(nspirit@hanafo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