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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복음' 향한 일편단심... 연극으로 예수를 말하다.2009-03-19 10:10
작성자 Level 8

'대학로 삐끼목사'로 불리는 문화행동 아트리 대표 김관영 목사

"공연은 복음을 위한 수단일 뿐이에요."

끝 모를 경제불황 때문인지 부활절을 앞둔 요즘, 기독 문화계가 잠잠하다.
대학로 소극장들 역시 사정은 마찬가지. 하지만 뮤지컬 '버스' 공연장만은 연일 시끌벅적, 열기가 식을 줄 모른다.
이 공연을 무대 위에 올린 이는 문화행동 '아트리' 대표 김관영 목사다.
"뮤지컬 '버스'는 자신의 아들을 희생하여 승객들을 살리는 어느 운전사의 실화를 통해 유일하고 완전한 아들 예수님과 흠 많고 죄투성이인 우리를 맞바꾸신 하나님의 불가해한 사랑을 그려내고 있습니다."
이 뮤지컬은 단순한 '재미'를 추구하는 공연과는 거리가 멀다.
"이 공연을 포함해 저희가 올리는 모든 공연들은 복음을 전하기 위한 방법이지, 목적이 아닙니다."
김 목사가 연극을 하는 이유이며, 목적은 이 공연의 이유처럼 늘 '오직 복음' 때문이다. 
"많은 분들이 제 비전을 오해하시는 경우가 많은 것 같아요. 공연을 기획하거나 문화사역을 하는게 저의 비전이 아닙니다. 많은 불신자들을 하나님께 인도하고 복음의 일꾼이 되도록 돕는 것, 그것이 저의 비전이자 사역입니다."   
이 공연이 2007년 처음 무대 위에 올려질 당시, 29명의 불신자가 공연장에서 회심했다. 특별히 사순절을 앞두고 앵콜공연으로 기획된 뮤지컬 '버스'.
사순절이 되면 으례히 한국교회가 주문하는 '절제하자','하지말자'라는 식의 네거티브적 방식에 변화를 일으켜 보려는 의도다.
"저희 공연을 통해 적극적이고 능동적으로 전도하는 사순절 문화를 만들어 보고 싶어요."
실제로 김 목사는 지금까지 다양한 공연을 통해 수많은 불신자들을 하나님께로 인도했다.
그는 초등학교 4학년 교회에서 처음으로 성극 공연을 한 이후, 중학교 3학년때 '구유선교단'을 창단해 대학교 2학년때까지 전도집회를 여는 등 활발히 활동했었다. 총신대 신학과와 신대원 졸업 후 1992년 극단 말죽거리를 창단하면서 기독교 공연계의 독보적인 존재로 꼽혔다.
수많은 작품을 무대 위에 올리고 내리면서 '흥행'의 실패와 기쁨을 뼈저리게 누리며 '연극쟁이'로 되새김질을 했다.
특히 99년 공연한 '오 마이 갓스'는 2만명 관객을 동원해 최고의 흥행성적을 기록했다. 이후 '더 플레이' 역시 성공작으로 평가돼 2002년 한국뮤지컬 대상의 최우수상 등 다수부문에서 상복도 누렸다. 하지만 그것이 다는 아니었다. 공연을 무대 위에 올리면 표를 팔아야만 하는 압박감, 화려한 무대의 공연일수록 적자를 볼 수 밖에 없는 구조적 모순 등은 그를 세상과의 타협으로 유혹했고 결국 영적 탈진상태가 됐다. 겉보기에는 승승장구하며 화려해 보였지만 그의 내면은 온통 상처 투성이가 됐다.결국 '연극쟁이', '목사'라는 타이틀도 외면하며 2년간 방황의 시간을 보냈다.  
고난의 깊이가 더해갈 즈음인 2005년 말, 사도행전을 묵상하면서 하나님의 강력한 부르심을 받았다. '너의 비전은 무엇이냐?' 라는 하나님의 물음에 그는 다음과 같이 답변했다.
"저의 비전은 남보다 제가 잘하는 일을 발견해내고 그 일을 통해 하나님께 영광 돌리는 것입니다. 바울이 본 비전이 '일'이 아니라 '사람'이었듯, 저에게 일은 기독교 문화사역이 아니라 연극쟁이 한 사람이 주님을 만날 수 있도록 돕는 것입니다."
2006년 '문화행동 아트리'의 설립은 이렇게 시작됐다. 당시 김 목사의 지갑에는 단 돈 2천원이 전부였다. 우선 그는 예배부터 시작했다. 주일과 월요일, '기다리는 예배'라는 이름으로 연극쟁이들을 위한 예배다.
3년간 드려오면서 이 예배에는 현재 극단 우물가, 액츠뮤지컬선교단 등 네 팀의 극단이 참여 중이고 이들은 자연스럽게 십자가로 하나가 됐다.
"황폐한 대학로 연극계에서 방황하던 단원들이 예배를 통해 신앙이 회복됐으며, 아트리를 통해 사명도 회복시켜 주셨습니다."
예배와 사역을 두 축으로 다시 하나님 앞에 선 그는 하나님께서 부르신다면 어디든지 파송받겠다는 '단호함'이 묻어났다. 
"선교사들이 순교를 각오하는 것처럼, 저를 포함한 기독교계 문화인들은 대학로 연극쟁이가 아닌 '문화선교사'로서 순교할 각오로 사역하고 있습니다."
문화행동 아트리는 매년 기독교적 가치관을 담은 뮤지컬을 무대에 올리고 있다. 11월 1일부터 열하루 동안 복음전도용 공연을 대학로에 올려 교인들이 자연스럽게 전도하는 1.1.1.프로젝트. 김 목사는 이 프로젝트를 통해 뮤지컬 <루카스>, <버스>, <폰더씨의 위대한 하루> 등을 공연하면서 수많은 불신자들을 전도했다.
복음에 대한 열정을 늘 유지할 수 있었던 것은 끊임없는 기도와 예배 때문이었다. 공연 전 모든 단원들이 늘 30분씩 예배를 드리는 것은 기본, 대학로 인근에 위치한 김 목사의 보금자리는 단원들의 기도처이기도 하다.
"저희집 작은 방에서 24명의 단원들이 80페이지의 기도제목을 쓴 책으로 24시간 릴레이기도를 드린 적이 있어요. 그 작은 방에서 저희 단원들과 놀라운 하나님의 은혜를 누렸어요." 
김 목사와 단원들의 첫 번째 기도제목은 단원 중 1호 선교사를 파송하는 것.
"참된 예배자가 되면 반드시 참된 복음의 일꾼, 참된 전도자가 될 것입니다."
참된 예배자가 된다면 전도하지 않을 수가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대학로에서 6년간 '삐끼'로 표를 팔기도 하면서, 복음 전해온 세월이 어느덧 25년째다.
"어떤 목사님께서 저에게 '대학로 삐끼목사'라는 별명을 지어주셨어요. 저는 그 별명이 좋아요."
하나님께서 다른 곳으로 불러주시는 그날까지는 복음을 전하는 '대학로 삐끼목사'로 불리우며 복음을 전하겠다는 김관영 목사. 그의 복음의 열정은 죽음을 각오하는 순교자의 그것과도 같다.
스위스의 실화를 바탕으로 의로운 죽음과 이웃사랑에 대해 새롭게 조명한 뮤지컬 '버스'는 대학로 문화공간 엘림홀에서 4월 11일까지 공연한다.
 
김진영 기자(nspirit@hanafo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