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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뒤집고 헤집어 보는 흥미진진 ‘성경 속 음식문화’2009-11-24 12:30
작성자 Level 8

“오늘, 예수님과 함께하는 식탁에 당신을 초대합니다.” 
‘맛있는 성경이야기’ 유재덕 저자 인터뷰

... 아브라함이 아내 사라를 시켜서 급히 만들게 했던 음식은 단순한 식사 그 이상이었다. 아브라함이 손님들을 위해서 차린 메뉴는 빵, 송아지고기 요리, 그리고 우유와 요구르트였다. 사라가 천사들을 위해 만들었던 빵이 구체적으로 무엇이었는지 정확하게 알 수 없다. 하지만 음식 전문가들이 일 순위로 꼽고 있는 게 현재 중독지역, 특히 이스라엘에서 즐겨 먹는 피타 빵이다....
<천사들과 함께 하는 식탁> 중에서

현대인들에게 ‘먹거리’란 단순히 생존을 위한 것을 넘어서 하나의 ‘문화’이며 문화적 지표다.
어떤 음식은 먹어서 약이 되지만, 어떤 음식은 독이 되기도 한다.
그렇다면 어떤 음식을 먹어야 할까? 이에 대한 해답을 ‘성경’에서 찾을 수 있다.
“성경은 거대한 ‘레시피’와 같습니다.”
최근 ‘맛있는 성경이야기“(강같은평화)를 펴낸 유재덕 교수(연세대 교육대학원 종교교육 겸임교수)는 성경 속 음식문화를 신구약 성경의 기록, 성경 속에 등장하는 음식의 레시피와 성경의 인물을 연계해서 흥미롭게 엮어냈다.
“먹는 것에도 하나님의 기대와 영적인 차원이 있습니다.”
독자들은 길게는 수천 년의 역사적 간극을 뛰어 넘어 성경시대의 삶과 문화를 생생하게 공감할 수 있다.
책에는 먹을 것 때문에 죄를 짓는 아담과 하와의 이야기로 시작해 하나님께 바치는 거룩한 음식에 대한 질투와 그로 인한 살인, 먹을 것에 대한 탐욕이 부른 가족의 불화, 그리고 광야에서 일용할 양식을 하나님의 은총에 의지하던 이스라엘의 고단한 삶과 기쁨 등 성경의 대표적인 인물들의 음식에 얽힌 일화를 소개한다. 또 성경시대부터 최근에 이르기까지 유대인들의 먹을거리 문화와 음식 중심의 금기 풍습을 역사적 관점에서 접근한다.
“크리스천들은 성경 읽는 것을 너무 교리적으로 접근하는 것 같아요. 그래서 성경 읽는 것에 부담을 느끼게 되는 것 같아요. 음식이라는 새로운 관점을 통해 성경을 읽다보면 더욱 재미있게 읽을 수 있습니다.”
그는 성경에 나타난 음식의 바른 이해를 돕고 싶다고 했다.
“음식과 관련해 인물을 바라보는 시각은 성경인물을 더욱 입체적으로 조명할 수 있게 합니다.” 
인물과 음식을 중심으로 한 에피소드와 유대법에 따른 식탁예법, 이스라엘의 전통적인 축제와 관련 음식들, 유대인들의 식습관과 현대인들의 문화적 괴리 등의 이야기들은 매우 흥미롭고 누구나 이해할 수 있도록 쉽게 진행된다.
이 책에는 성경 속 음식을 직접 해먹을 수 있도록 레시피가 담겨 있다. 아브라함이 천사들에게 대접했을 양고기 케밥과 야곱의 형 에서가 맛보았을 흔히 팥죽으로 알려진 렌즈콩 야채 스프, 팥죽은 동북아시아에서만 먹던 음식으로 중동지역에는 없는 요리다. 탕자가 아버지에게 돌아와 맛보았을 소고기 퐁듀, 갈릴리 호수에서 예수님과 함께하는 흰살 생선 스튜의 깊은 맛을 직접 느껴볼 수 있다. 이런 내용들은 책에서 다양한 컬러 사진으로 각종 이국의 음식과 식재료를 생생하게 보여줘 그 내용을 시각적으로도 쉽게 이해하도록 돕고 있다.
유대인들은 동물을 도축할 때도 고통을 느끼지 못하도록 행해 비록 ‘먹거리’이지만 동물에 대한 애정을 느낄 수 있다. 이들의 음식을 만들 때는 ‘생명존중’ 의식도 공감할 수 있다.
“2천년 이상을 넘어서는 고대 근동지역의 음식을 맛보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지요. 레시피대로 음식을 요리하다 보면 성경 속 고대 음식의 맛과 향을 직접 느껴 볼 수 있을 겁니다.”
저자는 “참신한 시도를 해보고 싶었다”고 했다.
책을 읽다보면 성경의 음식 문화를 통해서 오늘 우리의 모습을 조명하고 진정한 그리스도인의 삶이 무엇인지 새로운 통찰을 얻게 된다. 저자는 “이 책의 내용을 따라 가다보면 우리의 현재 식습관과 하나님이 기대하는 그것 사이에 얼마나 큰 괴리가 있는지 확인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이것은 제자들이 주님과 즐거운 식탁을 함께 하면서 전해 받은 교훈과 다르지 않다. 예수님과 식탁을 함께 하는 것은 예수님의 계산된 전략이었다. 식탁에서 가난하고 힘든 이들과 함께 울고 웃는 것이 예수님이 기대하는 삶 그 자체라는 것이다. 
“예수님은 평범한 식사를 드셨고 즐기셨습니다. 예수님과 함께하는 식탁은 앞으로 도래할 영원한 하나님 나라를 미리 맛보는 자리였습니다. 하나님 나라 혼인잔치를 축하는 시간인것이지요.”
저자는 음식을 주제로 오늘을 사는 우리에게 성경의 문화를 낯설지 않게, 그러면서도 정확하고 쉽게 전달하고 있다.
“먹는 것은 우리의 삶을 규정합니다. 그리스도인으로서 무엇을 먹어야 할 것인가 한 번쯤을 고민해 봤으면 좋겠습니다.”  
그는 기독교 역사와 성경 연구에 대한 해박함과 통찰력으로 성경문화에 대한 인식의 지평을 넓혀 왔다. 서울신대와 연대 대학원에서 기독교교육학을 전공, 박사학위를 받았다. 전공 분야 외에도 그리스도인의 신앙과 삶에 깊은 관심을 갖고 있어서 다양한 글쓰기와 번역에 힘쓰고 있다.
저서로는 ‘누구도 가르쳐주지 않은 성경 밖 성경이야기’, 기도는 기도하는 사람을 변화시킨다‘ 등 다수가 있다.

김진영 차장(nspirit@hanafo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