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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순복음수지교회, '소통'을 이야기하다2009-06-19 10:29
작성자 Level 8

주민과 공감 위한 '영어도서관'에 이어 '카페' 오픈..

큰 교회나 작은 교회나 지역사회와의 '소통'의 문제는 화두에서 논외일 수 없다.
교회가 교회 내 활동에만 머물지 않고 주민들의 다양한 의견을 청취해 그들의 열망을 채워줄 수만 있다면 소통 뿐 아니라 신뢰받는 교회로 자리매김할 수 있기 때문이다.
경기도 용인시 수지구 풍덕천에 위치한 순복음수지교회(담임 이성주 목사)는 전체성도 1000여명이 모이는 건강한 교회이다.
1995년 여의도순복음수지교회 창립예배로 사역을 시작해 1997년 담임으로 취임한 박요한 목사가 2006년 2월 원로목사로 추대되기까지 용인지역을 대표하는 기독교대한하나님의성회 소속 교회로 사역을 이끌어왔다. 특히 몇 년 전부터는 다양한 채널로 주민들과 소통을 시도하면서 신뢰받는 교회로 성장하고 있다.
이 교회가 소통의 접근방식으로 선택한 것은 '문화코드'와 '교육사역'이다.
3년 전 2대 담임목사로 취임한 이성주 목사는 올해 교회 표어를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소통의 해를 이루자'고 정한 것처럼 이 두 가지 코드를 본격적으로 교회에 적용하면서 더욱 다이나믹하고 활력이 넘치는 교회로 변화하고 있다.
우선 학부모들의 교육열이 매우 높은 지역적 특성을 고려해 이성주 목사는 부목사로 시무 중이던 5년 전, 교회학교 어린이들뿐 아니라 지역 어린이들을 위한 '어린이영어도서관'을 오픈했다.
교회 옆 건물을 매입해 한 층 전체를 영어도서관을 만들었다. 단순히 책을 보고 대여하는 도서관의 개념만은 아니다.
'독서지도'와 '영어지도' 전문 사역자를 투입해 자기주도 학습과 기독교세계관을 중심으로 한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해 지역 어린이들이들과 첫 소통을 시도한 것.
방학 시즌에는 책을 통해 배운 고적지, 박물관, 관광지 등으로 '체험학습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2주간의 일정으로 진행하는 한글과 영어 독서캠프(제주, 횡성 등)는 지역 아동들과 더욱 친근한 소통을 가능케 했다. 나아가 교회의 본래 목적인 복음을 전하는 장이 되고 있다. 2008년 여름부터 필리핀에서 진행한 '홈스테이 언어연수 프로그램'은 올해 3회로 이어질 만큼 높은 호응을 얻고 있다.
교육을 접목한 전도는 학부모들에게 호응을 얻을 수 밖에 없다. 이성주 목사는 "학부모들은 단지 아이들이 잘 교육받을 수 있는 곳이라면 굳이 종교를 따지지 않는 분위기"라고 설명했다.
교육사역이 지역 학부모들과 어린이들에게 소통의 장으로 물꼬를 트면서 이 교회는 주일뿐 아니라 매일 매일 활기가 넘친다.
교회 내에는 여러 기관과 교육부서를 위한 방들이 마련돼 있다. 하지만 각 성도와 성도간에, 성도와 사역자간에, 교회와 지역사회와 소통의 장은 부족했다. 어린이들이 프로그램에 참여할 동안 학부모들이 머물 수 있는 '공간'의 필요성은 더욱 절실했다.
이 같은 공간의 한계를 절감한 이성주 목사는 '카페 선교'를 작정했다.
"물론 막대한 공사비와 운영에 대한 염려로 많은 분들의 만류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기도하는 가운데 하나님의 뜻임을 확신하게 되어 공사에 착수 했습니다."
공사는 4개월 동안 진행됐고, 지난 5월3일 카페의 문이 열렸다.
카페의 이름은 '아포에르(Cafe 'APOER')' . ‘귀인’(貴人·A person of exalted rank)이라는 뜻이 담긴 조어다.
"당신은 VIP(귀인)이라는 의미의 아포에르 카페는 저희 교회에서 지역 주민들을 위해 준비한 쉼터입니다. 주일에는 성도들을 위한 애찬식당 겸 카페로서 주중에는 아름답고 편안한 공간으로 'Coffee &Culture'라는 컨셉을 가지고 시작했습니다."
이 목사는 '카페 선교'를 통해 해외 선교와 지역사회 구제와 봉사, 장학사업을 원활하게 펼치게 되길 희망했다.
"카페를 통해 인근 이웃들에게는 넉넉한 쉼과 공연, 그리고 신선한 커피와 빵을 제공하면서 하나님께는 선교로, 이웃들에게는 그들의 필요를 채움으로 소통을 시도하고 있습니다."
매일 150여 명의 성도들과 주민들이 내 집처럼 드나드는 카페는 그야말로 교회의 사랑방이다. 카페 밖에는 야외 데크가 펼쳐져 엄마와 자녀들이 삶의 기쁨을 누리고, 주부들은 오순도순 모여 앉아 삶의 이야기 꽃을 피운다.
이 카페는 단지 커피와 순수 보리로 만든 번(Bun)만 저렴한 가격으로 제공하는 것이 아니다. 지역 주민들에게 다양한 '문화' 제공을 '선물'로 준비한 것이다.
매주 두 번째, 네 번째 주일 저녁에는 카페에서 각종 공연을 연다. 성도들과 지역주민들에게 신선한 청량제 같은 공연을 마련해 삶의 여유와 기쁨을 제공하려는 것이다.
"공연에는 특별한 형식이 없습니다. 피아노, CCM, 마당극, 판소리, 인근 음악학원들이 주최하는 학원 발표회, 해설이 있는 음악여행, 해설이 있는 열린 음악회, 색소폰 동아리의 발표, 그리고 세미나까지 다양하게 활용하려고 합니다."
이 목사는 카페 오픈뿐 아니라 오랫동안 준비해온 '수정유스오케스트라'를 새롭게 창단하기도 했다.
"어린이들의 정서 함양을 위해 클래식을 배울 수 있는 오케스트라를 창단하게 됐습니다. 곧 정기 연주회도 열 계획입니다."
독서와 차와 음악이 있는 교회로 진화 중인 순복음수지교회는 앞으로도 ‘문화’를 통한 소통으로 '나눔사역'의 순항은 계속될 것이다.

김진영 차장(nspirit@hanafo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