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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창끝' 저자 스티브 세인트 선교사2010-03-23 16:11
작성자 Level 8

아버지 죽인 자, 용서와 사랑으로 섬겨   

아버지 죽인 원주민을 사랑하며 복수의 악순환을 끊어내는 과정을 그린 책 '창끝(End of the Spear)'(쿰란출판사). 이 책은 미국에서 영화화 되면서 주인공 스티브 세인트 선교사의 간증집회는 연일 군중이 가득찼다.
집회 참석차 한국을 방문한 스티브 세인트 선교사.
그는 어릴 때부터 에콰도르의 와오다니 사람들(이전에 야만인들로 알려진 부족)과 밀접한 공동체에서 자랐다.
그는 시카고 휘튼대학에서 경제학을 전공, 대학원을 수석으로 마치고 재정설계사가 됐지만, 아내 지니 세인트와 함께 서부 아프리카와 카리브해와 남아메리카에서 선교사로 사역했다. 와오다니족 장로들의 요청에 의해 스티브 선교사 부부는 네 자녀들과 함께 1995년 아마존으로 돌아왔다.
정글에 살면서 아이텍(I-TEC)이라는 비영리단체를 설립한 그는 아이텍을 통해 부족의 신앙 훈련으로 영적, 육적 필요를 책임있게 감당하도록 돕는 사역을 하고 있다.
지난 15일 서울의 한 호텔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그는 자신의 삶과 신앙에 대해 이야기 했다.
"제가 가장 좋아하고 잘 하는 일은 비행기를 설계하고 제작하는 일입니다. 하지만 저의 가장 큰 열망은 하나님을 섬기는 것입니다."

다음은 질의응답.
 
질문: 원수를 만났을 때 어떤 감정으로 만났는지 궁금하다.

사람들은 제가 어떻게 아버지를 죽인 원수를 용서할 수 있었는지 궁금해 했다. 사실을 말하자면 그 사람들을 용서한 적이 없다. 왜냐하면 제 마음 속에 이 사람들을 용서해야 한다는 마음을 갖지 않았기 때문이다.
내가 어릴 때 주변의 어른들이 모습을 보면서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것인지를 배웠다.
물론 어린 아이였지만 아버지가 살해됐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는 너무나 참혹했다. 모든 것이 무너지는 경험을 했다. 어머니께서는 이 사건 후에도 가정예배를 소집해서 그 부족을 위해 기도하셨다. 그리고 고모 라헬이 많이 우는 것을 보았다. 그 눈물은 동생의 죽음 때문이 아니라 가련한 가족을 위해 우는 것이었다.
어른들이 아버지의 원수를 대하는 모습을 보면서 나도 그들을 대하는 법을 알게 됐다. 어떻게 보면 인간적인 반응은 아닐 수 있다. 하지만 하나님께서 우리 인간들에게 심어주신 참된 반응이라고 생각한다.

질문: 아버지는 어떤 분이셨는가? 또한 간증집회에서 주로 어떤 부분을 강조하는가?


아버지에 관해 가장 아끼는 기억이 있다면, 아버지가 사역을 위해 비행사로 섬겼던 것이다. 나도 크면 아버지처럼 살고 싶었다. 지금 아버지와 같은 사역을 하고 있어서 기쁘다.
간증집회에서 이야기하는 것은 하나님께서 쓰시는 사람은 어떤 사람인가 하는 것이다. 하나님께서는 합당한 사람을 찾아서 사용한다는 사실을 강조한다.
내가 여기 앉아있는 것 자체가 믿음의 증거다. 에쿼도르 정글에서 자란 평범한 소년이었던 내가 지금 이곳에 와 있는 것 자체가 하나님께서 누구든지 사용할 수 있다는 증거다.

질문: 용서와 사랑이란 무엇인가?

나는 어떤 비행기던지 조종할 수 있는 기술이 있다. 그것은 타고난 것 같다.
용서 역시, 집안의 전통인 것 같다. 할아버지, 아버지로부터 계승되어온 것 같다.
사람들을 사랑하지 않는 선교사는 되지 말아야 겠다고 생각했다.
아버지가 돌아가셨을 때, 다른 선교사님과 친구, 딸 등 여러 사람들이 순교했다. 그러한 일에 똑같이 반응한다면 전쟁과 싸움이 그치지 않을 것이다. 사람들은 나를 보고 ‘용서의 영웅’이라고 말하지만 하나님께서 주신 마음을 따라 행동했을 뿐이다. 용서받은 사람이 용서를 줄 수 있다. 나는 용서와 은혜의 복음이 대를 이어 전파되고 실천되기를 원한다.
어느 날 나의 아버지를 살해한 그 사람이 나의 가장 소중하고 가장 신뢰할 만한 친구 중 한 사람이 될 것임을 누가 상상할 수 있었겠는가?
그래서 아들 이름을 ‘민카예(Mincaye)’라고 지었다. 그 이름은 아버지를 죽인 원주민의 이름이다.

질문: 앞으로 어떤 선교를 하고 싶은가?

정확하게 어떤 선교사가 되고 싶은지 정하지 않았지만, 되고 싶지 않은 유형은 있다. 원주민들과 동화되지 못하고 부유한 선교사, 가난한 사람들을 보면서도 도와주려 하지 않는 선교사, 원주민들과 동화되지 못하고 자신을 구별하는 선교사는 동의할 수 없다.

질문: 한국교회에 거는 기대가 많다고 했다. 어떤 이유 때문인가?

나는 학생시절 역사과목을 좋아하지 않았다. 하지만 지금은 역사를 좋아한다.
역사를 공부하면서 하나님께서 주신 대명령을 각 나라마다 어떻게 수행했는지를 알 수 있었기 때문이다. 독일, 영국, 미국이 다른 나라에 선교사를 파송했고 강대국이 됐다. 처음 한국을 알게 된 계기는 에콰도르에서 처음 본 한국 자동차 때문이었다. 그 멋진 자동차를 만든 곳이 한국이라는 사실을 알게 됐고 한국교회에 대해서도 관심을 갖게 됐다.
나는 하나님께서 하실 일을 다 알 수는 없지만 선교사를 파송하고 선교의 주역이 될 나라가 대한민국임을 믿는다. 나는 한국이 복의 근원이 되고 선교의 초강대국이 될 것을 믿는다. 앞으로 한국교회와 한국을 위해 기도할 것이다.

한편 스티스 세인트 선교사는 지난 13일 창끝에 이어 '그의 길을 따라서'의 한국어판 출간을 기념해 방한, 열흘 간 서울신대 채플, 장신대 채플, 분당 할렐루야교회 등에서 간증집회를 인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