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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지역주민, 문화선교로 소통하세요"2010-04-01 09:42
작성자 Level 8

 지역사회와 만남의 공간 '교회도서관' 

서울시 은평구 소재 은광교회. 이 교회에서 운영하는 '김종대목사기념도서관'에는 2만7천여권의 장서가 있다.  이 도서관에는 철제 앵글로 짠 서가가 12줄이 깔끔하게 정돈돼 있다. 어린이책 서가 옆에는 온돌장판이 깔렸고 시디와 DVD를 볼 수 있는 단말기가 있다. 주민의 눈높이에 맞춰 도서를 구입, 신앙서적 보다는 문학, 인문과학, 사회과학, 역사, 예술 분야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쟝르의 책을 구비했다.
이 교회는 1993년 교육관으로 쓰던 건물(지하1층 지상4층)을 도서관을 바꾸어 주민들에게 개방했다. 도서관과 갤러리를 만들어 주민들에게 제공했고 한 달에 한 번씩 독서토론회를 열었다. 10년 넘게 토론회에 참석했다는 주민은 한 번도 교회 나오란 소리를 들어보지 못했다고 전했다.
이 도서관이 개관할 당시 은평구 내의 거의 유일했다. 이어 초등학교 내의 도서관, 주민센터에서 운영하는 꿈나무도서관 등이 이어져 문을 열었다.
교회 도서관은 소통과 만남의 공간으로 종합적인 문화사역의 통로가 되고 있다.
최근 이 교회처럼 도서관을 운영하는 사례가 빈번해지고 있다. 교회가 도서관을 운영하는 것은 어떤 의미가 있을까?
지난달 25일 서울 동숭교회에서 열린 '문화목회 2.0 연속컨퍼런스'에서는 '교회도서관의 창조적 운영'을 주제로 교회가 지역사회와 소통하는 장으로서의 도서관을 통한 문화사역의 역할을 짚었다.
이 컨퍼런스를 주최한 문화선교연구원 원장 임성빈 교수(장신대)는 "지금까지 교회도서관은 공부방 사역의 연장으로 생각하거나, 교회 공동체의 문화적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해 구색을 갖추는 정도로 유지되는 경우가 많았다"고 전했다. 하지만 최근 들어 교회도서관을 특화시키고 지역사회와 소통을 성공적으로 실천하는 교회들이 늘고 있다. 교회가 도서관을 운영하는데 필요한 교회만의 장점을 잘 활용했기 때문이다.
독서운동가인 한상수 이사장(동녘어린이도서관 초대관장 및 책마을도서관 관장)은 교회가 도서관을 운영하는데 유리한 점으로 △공간이 있다 △사람이 있다 △서비스 대상자가 있음을 꼽았다.
그는 "교회가 도서관을 운영하게 되면 자연스럽게 교인들이 도서관을 이용하게 되고 책을 많이 읽고 도서관 일에 참여하게 된다"면서 "그것은 지적 수준이 향상으로 이어지게 되고 개인의 발전 뿐 아니라 교회 발전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교회도서관은 또 주중에 안 쓰이는 유휴공간 활용에도 유익하며 특히 선교에도 도움이 된다. 주의할 점은 교회가 도서관을 새 교인을 확보하려는 전략으로 인식하고 접근한다면 성과를 거두기가 어렵다는 것이다. 한 이사장은 "교회에 대한 의구심과 경계심이 가득한 주민들에게 교회가 목적성을 가지고 도서관을 운영한다면 금방 의도를 알고 도서관 이용을 기피할 것"이라며 조바심을 내지 말 것을 주문했다.
이와 관련해 변경수 목사(동녘교회)는 "교회에서 도서관을 열기 위해서 가장 필요한 것은 책도 아니고 공간도 아닌, '선교 마인드의 변화'가 가장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투자한 만큼 이용자를 교인으로 만들겠다는 전략이라면 시작하지 않는 게 좋을 것"이라고 조언한다. 사람들이 도서관을 운영하는 교회를 보고 "저 교회가 우리 동네에 있어서 참 좋다"라고 말하면 성공이라는 것이다.
변 목사는 "그것으로 만족할 것"을 주문하면서 "조건없이 거저주는 교회가 된다면 자연스럽게 좋은 교회로, 지역을 섬기고 나누는 교회로 소문이 날 것이며 장기적으로 교회의 성장과 연결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