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종무실 보조금, 정교유착 심화시켜”
한국기독언론협회 정책 세미나서 종교행정 구조 비판 한국기독언론협회(회장 노곤채)는 지난 29일 서울 기독교회관에서 제1회 정책 세미나를 개최하고, 국가의 종교 지원 정책과 정교분리 원칙에 대한 문제를 집중 조명했다. 이날 세미나에서 한양대학교 행정학과 김정수 교수는 ‘보조금 지원 위주의 종교행정에 대한 비판적 검토’를 주제로 발제하며, 문화체육관광부 종무실을 중심으로 한 정부의 종교 지원 구조가 정교유착을 심화시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 교수는 “대한민국 헌법은 종교와 정치의 분리를 명시하고 있지만, 현실에서는 국가가 특정 종교에 재정을 지원하는 구조가 제도화돼 있다”며 “종무실이 사실상 종교단체 보조금 지원 기관으로 기능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특히 종교 지원 정책의 ‘비가시성’을 문제로 꼽았다. 그는 “대다수 국민이 종교계에 정부 예산이 투입되는 사실을 잘 알지 못한다”며 “이러한 구조가 비판의 사각지대를 형성해 왔다”고 분석했다. 발제에서는 구체적인 지원 사례도 제시됐다. 세계교회협의회(WCC) 제10차 총회, 불교·천주교·원불교 관련 기념사업 및 시설 건립 등에 수십억 원 규모의 국고가 투입된 사실이 언급되며, 국가의 종교 지원이 광범위하게 이루어지고 있음을 보여줬다. 예산 규모 역시 크게 증가했다. 종무실 예산은 1999년 약 27억 원에서 2026년 1,043억 원대로 확대됐으며, 이 가운데 상당 부분이 종교문화사업과 시설 건립 지원에 집중된 것으로 나타났다. 종교별 지원 편중 문제도 제기됐다. 김 교수에 따르면 2026년 기준 개별 종교 지원 예산은 전체의 95% 이상을 차지하며, 그중 불교가 대부분을 차지하고, 천주교와 개신교가 뒤를 잇는 구조다. 그는 “국가가 특정 종교를 선별해 지원하는 방식 자체가 정교분리 원칙과 충돌한다”고 지적했다. 김 교수는 이러한 종교행정의 근간을 ‘공인교주의’로 규정하며, “국가가 사실상 종교를 구분하고 인정하는 구조가 지속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종무실은 종교 간 조정 기구를 넘어 보조금 창구로 기능하면서 오히려 정교유착의 통로가 되고 있다”고 비판했다. 또한 문제의 본질을 정치와 종교의 오랜 유착 관계에서 찾았다. “과거 권위주의 시대에는 통제 중심이었다면, 오늘날에는 지원 중심으로 전환되면서 종교가 영향력 있는 집단으로 확대됐다”며 “선거철마다 정치권이 종교계에 의존하는 모습이 이를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이번 세미나는 한국교회에도 중요한 질문을 던졌다. 국가 지원에 의존할 것인지, 아니면 독립성을 유지하며 예언자적 사명을 감당할 것인지에 대한 고민이다. 김 교수는 “종교가 재정에 의존할수록 본질이 훼손될 수 있다”며 “정교분리 원칙은 국가뿐 아니라 종교를 보호하는 장치이기도 하다”고 강조했다. 끝으로 그는 “정치와 종교의 비정상적 유착이 지속될 경우 국가와 종교 모두에 위기를 초래할 수 있다”며 종교행정의 근본적 재검토를 촉구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