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20 정상 회담이 열리던 지난 12일 이명박 대통령과 프랑스의 니콜라 사르코지 대통령은 프랑스에 보관중인 외규장각 도서 297권을 한국에 대여(貸與)하는 방식으로 돌려준다는 것에 합의하였다.
이 문화재는 1866년 병인양요 때 프랑스가 강화도에서 약탈해 간 것으로, 약탈당한지 144년이요, 환수운동을 벌인지 19년만의 일이다. 아픈 과거 역사와 함께, 우리 문화재가 다시 이 땅에 돌아온다 하여, 국민들은 환영하였다.
그런데 프랑스의 국립도서관 사서들이, 한·불 정상이 합의까지 한 결정에 대하여 반대 성명을 내는 등, 우리 문화재 돌려받기에 차질이 생기지 않을까 염려된다.
물론 이들 사서들이 직업 정신에 따라, 자기 나라에 140여 년 간 보관해 온 문화재에 대하여 일종의 애착을 가지고 있을지는 모르겠으나, 과거 프랑스가 불법적으로 우리 문화재를 약탈해 간 것이 분명하기에, 이를 돌려주는 것은 당연하고 마땅한 일임을 잊어서는 안 된다.
현재 세계는 타국에서 약탈한 유물에 대하여 그 나라에 돌려주는 것이 추세이다. 최근에 미국의 예일대는 100여 년 전에 마추픽추에서 발굴한 유물 4,000점을 페루에 돌려주기로 하였다. 또 미국 뉴욕의 메트로폴리탄 박물관도 이집트에 3,000년 전의 유물 19점을 돌려주기로 하였다.
지난 3월에는 영국이 이집트에서 가져간 25,000점의 유물을 돌려주기도 하였다. 일본도 한국에서 불법으로 반출해간 도서 150종을 반환키로 합의하였다.
국제적으로 볼 때에도 이런 추세인데, 프랑스의 국립도서관의 일부 사서들이 한국의 문화재를 돌려주는 것에 제동을 걸어서는 안 된다. 다행히 프랑스에서도 양식 있는 지식인들에 의하여, 한국의 문화재를 본국에 돌려주자는 운동이 제기되고 있음은 고무적이다.
프랑스가 선진국으로써 세계평화를 선도하는 국가라면 과거 불행했던 시절의 폭력적인 방법을 동원하여 강탈해갔던 일에 대하여 정중히 사과하고, 국가 정상 간에 약속한, 문화재 반환에 대한 약속을 성실히 이행해야 한다.
문화재는 원래의 자리에 있을 때 그 의미가 크다고 본다. 우리 정부와 문화재 환수 관련 민간단체에서도 문화재를 돌려받는 것에 대한 노력을 더 경주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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