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날의 소망
요즈음 자주 만나는 친구 중 ‘인생은 미완성’이라는 노래를 즐겨 부르는 친구가 있다. 부드럽고 감미로운 목소리에 지그시 눈을 감고 노랫말 구절구절을 음미하여 가슴으로 부르는 멋있는 친구이다. 그 친구의 노래처럼 지난 한 해도 또 이렇게 쓰다가 만 편지처럼, 새기다만 조각처럼, 부르다만 노래처럼 하던 일을 끝맺음 하지 못한 채 아쉬운 한 해를 보냈다. 언제나 그랬듯이 남문거리에선 자선냄비가 딸랑거리고 거리에는 새 달력들이 새해를 맞고 있다. 모든 사람들도 새 마음으로 한 해를 시작하기 위해 새로운 결심과 계획으로 가슴 부풀어 있다. 입학을 앞둔 일곱 살 바기 어린 내 조카는 다가오는 미지의 새 세계에 대한 호기심과 기대에 부풀어 두팔 활짝 열어 새해를 맞이했다. 유난히도 다사다난했던 지난 한 해, 국가적으로 사회적으로 용납할 수 없는 크고 작은 사건들로 더러는 분노와 절망감도 느낀 한해였지만 돌아보면 개인적으로는 참 감사한 한해였다. 대망의 새해를 맞이할 수 있도록 이 시각까지의 호흡과 생명이 연장된 나의 삶의 자리에 감사한다. 고대 성인은 돌아오지 않는 것 네 가지는 ‘뱉어버린 말, 쏜 화살, 지나간 생활, 잃은 기회’라고 했다. 지나간 모든 것들에 연연해하지 않고 묵은 나를 정리하여 새로운 것만을 추구하며 소망 가운데 앞을 향해 당당히 갈 수 있는 능력을 주신 분께도 감사한다.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중에도 나만을 위한 삶이 되지 않고 이웃과 더불어 하는 삶, 이웃을 돌아 볼 수 있는 눈과 여유를 주심도 진심으로 감사한다. “감사하라. 그리하면 젊어진다. 감사하라. 그리하면 발전하게 된다. 감사하라. 그리하면 기쁨을 느끼게 된다.” 힐티가 한 말이다. 감사하는 사람들에겐 감사할 일만 연달아 일어나고 감사한 우리 생의 밑바닥에 깔릴 때, 모든 문제가 해결되며 인생을 줄곧 아름다운 노래로 채우게 된다는 말이다. 끊임없이 일어나고 있는 수많은 범죄는 날이 갈수록 양상이 더욱 악랄해지고 있다. 그들은 한결같이 텅빈 가슴을 채우고자 욕망의 포로가 되어 인간이기를 거부하고 있다. 그들의 감정이 성숙되어 질 때부터 감사의 씨앗을 뿌려 가슴속에서 감사가 자랐다면 그런 일이 있을 수 있을까? 감사하지 못한 모든 영혼들이 불평불만 등의 욕구불만 속에서 범죄에 이르게 되리라. 겨울 속에서도 봄을 내다보며 감사하고 앙상한 나뭇가지에서 뾰족이 움틀 새싹을 생각하며 감사하고 구름속의 태양을 생각하며 감사해야 할 것이다. 음악의 3대 요소가 멜로디, 리듬, 하모니이듯이 감사가 멜로디가 되고 기쁨이 리듬이 되며 사랑과 믿음과 희망이 하모니를 이룰 때 우리의 삶은 환희의 대 코러스가 되어 아름답게 울려 퍼질 것이다. 햇빛은 어제와 다름없고 잎 떨어진 나무들도 어제의 그 마무이지만 새 빛 밝아 온 문턱에 서서 올해도 내게 주어질 모든 조건을 사랑으로 포용하며 감사할 수 있게 해 주시고 오직 내 입술에서는 감사만이 흘러나오는 새해가 되게 해 주시라고 나는 오늘도 하나님께 간절히 소망의 기도를 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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