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교/칼럼

제목목회자의 창-서헌철 목사2016-05-20 09:30
작성자 Level 8

십자가로 기독교를 비하하지 말라

 우리는 교회의 꼭대기에 우뚝 서있는 십자가를 흔히 본다. 기독교 신자들의 무덤에 십자가를 세우고, 교회에서는 십자가를 보며 기도하고, 신도들은 기도하기 전 손으로 가슴 앞에 십자가를 긋는다. 게다가 교회의 평면 설계까지도 십자가 형태로 한다. 이처럼 십자가는 기독교의 상징이자 신자들의 숭배물이다. 그러나 기독교가 처음 현성되었을 때 신도들은 십자가를 사용하지 않았고, 숭배는커녕 오히려 증오의 대상으로 여겼다. 왜냐하면 십자가는 예수를 매달아 죽인 도구이자 예수를 믿지 않는 이교도들의 징표였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로 초기 기독교 신자들에게 십자가는 오히려 배척의 대상이었다.
 십자가가 기독교를 통해 만들어진 것이 아니라는 사실은 고고학의 발견을 통해 확인할 수 잇다. 일찍이 기독교가 출현하기 몇 년 전에 십자가를 숭배하던 사람들이 있었다. 고고학자들은 ‘티그리스강 근처아시리아 왕국의 유적지에서 커다란 돌기둥을 발견했는데, 그 돌기둥에는 국왕의 전신상이 새겨져 있었다. 이 전신상은 지금으로부터 2천 8백여 년 전에 만들어진 것으로 국왕의 흉부에는 커다란 십자가가 있었다. 그리스, 이란, 이라크 등지에서 출토된 약 4, 5천년전의 그릇에도 십자가가 있었다.  이는 십자가를 숭배하는 것이 먼 옛날부터 전해온 것이며 그 시초는 기독교가 아님을 말해 준다. 고대 사람들이 십자가를 숭배했던 이유는 바로 불을 숭배했던 데서 기인한다. 나무 막대기 두 개를 교차해 만든 십자가는 불을 점화시키는 도구의 상징이다. 또한 형구로서 십자가가 쓰인 것은 예수가 처음이 아니었다. 일찍이 예수가 십자가에 못 박혀 죽기 천 년 전, 이와 같은 참혹한 형벌은 페르시아나 로마 등지에서 보편적으로 사용 되었다. 역사 기록에 의하면 기원전 519년 페르시아 국왕이 3천여 명의 적들을 십자가로 죽였다고 한다.
 그렇다면 기독교가 언제부터 십자가를 종교적 상징으로 받아들인 것일까? 아마도 기독교가 전파되는 과정에서 점차 형성된 것으로 보인다. 기독교의 교리는 신자들 사이의 믿음과 인내, 복종을 참아낸 뒤에야 천국으로 가는 것이다. 그런데 예수가 십자가에 못 박혔으니 그는 뼈를 깍는 고통을 견디면서 죽음에 이르렀고, 그 후 다시 부활하였기에 이러한 예수의 형상을 신자들에게 알리는 것이 관건이었다. 이 때 기독교에서 십자가를 사용하였던 것이다. (출처: 세계역사, 숨겨진 비밀을 밝히다. 장장년. 장연진 편저. 김숙향 옮김. 눈과마음. 2007. PP179-181)

 십자가로 기독교를 비하하려는 의도가 엿보인다. “기도하기 전 손으로 가슴 앞에 십자가를 긋는다.”는 것도 ‘가톨릭’외에 개신교인들은 행하지 않는다. 그러나 기독교 신자 전체가 그러하다는 논리로 전개 한다. 특히 십자가가 “기독교 상징이자 신자들의 숭배 물”이라며, “십자가를 숭배하게 되었다”고 한다. 곧 “십자가를 기독교인들의 우상 숭배 물”로 단정한다. 그러나 그러한 인식은 얄팍한 정보를 근거로 그리스도인을 비하하며, 신앙적 원리를 의도적으로 부정하려는 편견일 뿐이다. 기독교는 선택받은 자의 대속을 위해 예수님께서 십자가에 죽으시고 3일 만에 부활, 승천 하시고 다시 오시겠다고 약속 하셨기에, 예수님께서 우리 죄를 대신하시어 십자가상에서 죽으셨음을 믿음으로 구원 받음은 물론, ‘그리스도인’ 다운 삶의 자세 등의 함의를 담고 있다. 따라서 “신자들이 십자가를 숭배한다.”고 단정하는 것이야 말로 예수님의 십자가상의 대속의 은혜를 모독하는 행위이며, 그리스도인을 비하 함이다.    십자가의 도가 멸망하는 자들에게는 미련한 것이요 구원을 얻는 우리에게는 하나님의 능력이라(고전 1;18)

 

장로회신학 학장, 장신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