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9-1차 실행위원회에 참석하고…
나는 제59차 정기총회에 참석하지 못했다. 미국에서 목회하고 있는 큰 아들의 목사취임예배에 꼭 참석해야만 했기 때문이다. 미국에서 돌아오니 헌법개정을 둘러싸고 회원들 사이에 말들이 많았다. 상황이 심상치 않다고 판단되어 관련 자료들을 수집해서 살펴보았다. 여러 회원들의 말도 들어보았다. 대표총회장을 만나 뵙고 대화도 나누어 보았다. 결과 상황에 대한 내 나름대로의 인식을 갖게 되었다. 그래서 지난 주 목양신문에 내 생각을 정리한 글을 기고했다.
그리고 많은 회원들의 관심 속에 소집된 6월 7일 실행위원회에 참석했다. 개정된 법안을 두고 난상토론을 하기 위해 모였지만 대표총회장께서 먼저 회원들이 원한다면 일부에서 문제 삼고 있는 조항들을 폐지하는 쪽으로 논의를 하면 좋겠다고 제안하셨기 때문에 사실상 난상토론을 할 이유가 사라지고 말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회의 분위기는 내내 긴장과 갈등으로 일관했다. 무슨 대책위원회를 구성한 회원들은 법안 자체가 불법으로 개정된 것이기에 철회하고 사과해야 한다고 주장했고, 절차상의 정당성을 주장하는 쪽에서는 개정된 법안은 모법이 아닌 특별법 적용기간에 이루어진 것으로 특별법은 모든 법에 우선하는 법(제109조 제2절 제2항)이기 때문에 아무런 문제가 없으며, 더욱이 2009년 4월 2일 임시총회에서 지역(지방)총회 설립과 관련한 법 개정도 역시 모법이 아닌 특별법을 적용해 이루어진 것으로 이번에도 같은 절차를 따라 된 것이기 때문에 합법적이라고 대응했다.
그러자 대책위원회 쪽에서는 그때는 여의도교회 때문에 어쩔 수 없이 그랬던 것이고, 그때 그랬다고 이번에도 그렇게 하는 것은 불법이라고 주장했다. 이런식의 주장은 상황에 따라 혹은 자신들의 편리와 이익에 따라 합법 또는 불법으로 판단한다는 것인데, 참 편리한 사고방식을 가졌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이번 실행위원회를 지켜보면서 대책위원회를 주도하는 일부 회원들이 사실상 어떤 의도를 갖고 억지를 위한 억지를 부리고 있는 것은 아닌가 하는 의혹과 함께 그 자리에서 보게 된 몇 가지 자료들을 통해서도 몇 가지 불합리한 점들을 발견했다. 대책위원회가 대표총회장 앞으로 발송한 내용증명에 들어있는 요구사항 세 가지를 하나 하나 분석하는 형식으로 잘못된 점들이 무엇인지를 한 번 정리해 보겠다.
1. 첫 번째 요구 사항
“2010년 5월 18일 정기총회에서 불법개정된 헌법을 전면 폐기하시기 바랍니다.”
여기에 보면 “불법개정된 헌법”이라고 단정적으로 명시하고 “전면 폐기하라”고 요구하고 있다. 그런데 본 교단이 통합된 이후 헌법개정을 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서론에서도 언급한 바와 같이 지난 2009년 4월 2일에도 헌법개정을 위한 임시총회가 있었다. 그때는 어떤 절차에 의해 헌법이 개정됐는가? 당시 기록서기였던 나는 기억을 더듬으면서 그때의 의사자료를 다시 살펴보았다. 역시 내 생각대로 그때도 모법에 의한 헌법개정절차를 거치지 않았다. 그때 헌법개정안이 상정된 절차에 대해 한 회원이 이렇게 발언했다. “지금은 우리가 특별법에 의해서 이런 문제를 제안했고 또 이렇게 나왔다. 예전 헌법이 아직 살아있지만 특별법 아래 있는 것이고, 그래서 우리 특별법이 급할 때 쓰인단 말입니다.” 또 다른 한 회원은 이렇게 발언했다. “우리가 통합총회가 되어서 통합총회 후에 우리가 특별법에 의해서 헌법을 만들었습니다. 그리고 지금까지 진행해 왔는데 이러한 시점에서 지역총회제도로 한다는 것은 굉장히 의미 있는 일입니다.” 여기에 아무도 이의를 달지 않았고, 오히려 지금 대책위원회 상임위원장이란 분이 “많이 연구하시고 검토하신 것 같고요. 현실에 꼭 필요하다고 봅니다... 지금 올라온 안을 제가 동의하겠습니다.”하며 동의안으로 정식 발의했다.
그때는 자신의 스승을 위해 또 평소 자신이 선호하는 지역총회제도를 관철시키기 위해 “많이 연구하고 검토한 것 같다. 동의한다.”며 특별법에 의한 헌법개정을 찬양하면서 앞장 섰던 분이 지금은 같은 절차를 따라 개정된 법에 대해 “불법개정” 운운하면서 “전면폐기”를 요구하는 것은 억지주장이다. 그의 논리대로라면 그의 동의를 통해 불법개정된 지방총회 법안에 의해 여의도측이 본 교단에서 이탈해 나갔는데, 그에 대한 책임은 어떻게 지겠는가? 제발 자신의 이익에 따라 그때 그때 다른 주장을 하는 이율배반적인 모습은 지양했으면 한다. 그래도 우리는 성직자요, 목회자들이 아닌가.
2. 두 번째 요구 사항
“자랑스러운 통합헌법을 불법개정한 대표총회장님과 임원들은 재발방지를 위해 사과하시기 바랍니다.”
여기에 보면 “임원들은 재발방지를 위해 사과하라”고 요구하고 있다. 그런데 여기에도 좀 아이러니한 점이 있다. 그것은 바로 대책위원회 상임위원장이라는 분 자신이 당시 임원이라는 사실이다. 그렇다면 자신이 사과해야 하는데, 도대체 누구에게 사과하라고 요구하는 것인지 모르겠다. 사과해야 할 주체가 사과하라고 요구하는 것은 아무리 생각해도 언어도단이다. 아마도 자신을 제외한 임원들이 개정된 법안을 통과시켰고 따라서 자신은 그 법안에 대해서 아무 것도 몰랐다는 뜻인 것 같다. 이와 관련해서 나는 그동안 여러 회원들에게 전화를 받았는데, 그분들이 한결같이 하는 소리가 “아무개 총회장이 말하기를 헌법개정과 관련하여 자신은 아무 것도 몰랐고, 임원회를 하지도 않았으며, 대표총회장이 정기총회 석상에서 독재법안을 불쑥 내 놓아 당황했다. 대표총회장이 총회원들을 배신하고 뒷통수를 쳤다고 했다”는 것이다. 그런데 실행위원회에서 나누어 준 임원회 회의록에 보니 대책위원회 상임위원장도 분명히 임원회에 참석을 했고, 법안 축조심의를 다 끝낸 후에 위임 의사를 밝히고 다른 약속모임에 가야한다면서 그 자리에서 나간 것으로 되어 있다. 그 뿐 아니라 나흘 후에 열린 상임운영위원회에도 참석하여 임원회에서 제정된 법안 내용과 과정 설명을 다 듣고 한마디 반대 의사도 말하지 않았다고 한다. 결국 상임대책위원장이 그동안 회원들에게 거짓말을 해 왔다는 사실이 드러나고 말았다. 왜 이렇게 말마다 거짓말을 하면서 대표총회장의 인격을 매도하는지 도대체 이해할 수가 없다.
3. 세 번째 요구사항
“헌법 불법개정에 관여한 자는 전원 문책하시기 바랍니다.”라고 요구하였는데, 이 역시 자신이 참석한 임원회에서 통과되었으니 그것이 불법이라고 생각된다면 자기가 자기 자신을 문책하면 될 것이다.
4. 기타 특별법 하에서의 헌법개정의 효력
이번 항은 내용증명 안에 들어있는 요구 사항과는 상관이 없지만, 대책위원회 상임대책위원이라는 분이 실행위원회에서 “특별법 이후에 쓸 헌법을 특별법으로 개정하는 것은 불법”이라는 참 희안한 발언을 한 것에 대해서 한 마디 해야 하겠다. 그 논리대로라면 특별법 하에서 헌법을 개정하면 특별법 이후에는 효력이 없으니 그것은 특별법이 시행되는 2011년 5월까지만 유효하다는 말과 같다. 그렇다면 2009년 4월 2일 임시총회에서 개정되어 시행되고 있는 지역(지방)총회법은 2011년 5월까지만 유효하다는 말인가? 다시 말해서 여의도지방회를 2011년 5월까지만 지방총회로 만들어주기 위해서 헌법을 개정했다는 말인가? 또 다시 말하면 쇼를 했다는 말인가? 분명한 것은 지역(지방)총회법은 이미 모법에 들어가 있다.
이 외에도 재판 결과와 관련한 또 다른 거짓말이 유포되고 있는 것이 드러났는데, 도대체 거짓말로 회원들을 끌어 모아서 무엇을 어떻게 하겠다는 것인지 모르겠다. 결국 내 판단에는 대책위원회를 주도하는 몇 분들이 내심에 계획하고 있는 사욕을 이루기 위한 방편으로 거짓말 혹은 반대를 위한 반대를 하고 억지를 부려 교단을 혼란케 하고 있는 것 같다는 인상을 지울 수가 없다.
어쨌든 실행위원들은 대표총회장이 내년 정기총회에서 4번, 5번 조항을 폐지 결의하도록 하겠다는 뜻을 수용하기로 가결하였다. 의결된 법안을 적용하여 장단점을 확인해 볼 수 있는 기회조차 박탈하는 이런 폐단이 다시는 없기를 바란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