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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부활절 시선-이창 목사2015-03-12 12:23
작성자 Level 8

                고    백   
                                 ― 부활절에 부쳐


언덕에 올라설 때, 나는
순하디 순한 한 마리 어린양 되어
발걸음 처참한 형틀로 끌려갑니다
고백합니다,
처음부터 내 외로운 죽음은 시작됩니다
아무 동정의 눈길 하나 없이
내 수치는 하나하나 벗겨져 내리고
사랑하는 내 님마저 고개를 돌려버린 아픔에서
폭력자들의 수많은 회초리는
내 부끄럽고 떨리는 알몸을 내려칩니다
살갗이 찢어지고
등허리가 터지고
피가 낭자하고,
… 마침내 마침내 대못소리 山川을 울리고, 나 걸레조각처럼 나무에 걸쳐집니다.
모르실겝니다,
이때의 숨은 내 절규을, 처절한 내 외로움을, 핏빛 이슬 반짝이는 내 눈물을,
창끝이 내 옆구리를 찌를 때
눈앞은 캄캄하고 태양도 우느라고 빛을 잃습니다
그러나 이때 내 님은 이미 찬란한 영광을 준비하시고
그 영광이 어찌 큰지 무덤까지 깨트리고 도마의 눈앞에 못자국을 보이고
그대들의 메마른 가슴에 샤론의 꽃씨를 심습니다
아시겠는지요,
그대들의 정겨운 뜰 화원이 어떻게 가꾸어졌는지를
어떻게 화원 사이 자갈밭 행복한 웃음소리가 그다지도 낭랑한가를,
묻겠습니다,
그러나 그대들 내 수치의 혈흔이 빚어낸 그 영광을 진정 아시는지요?
진정 진정 그 영광을 그대들도 누리시는지요?
그렇다면 내 영광은 그대들 화원의 풀잎에 지나지 않는지요?

 예하성 증경총회장 갈릴리교회 원로목사                               

 (李  窓  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