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교/칼럼

제목목양칼럼-[가장 많은 사람들을 울리고 떠난 사람]2016-07-05 09:08
작성자 Level 8

[가장 많은 사람들을 울리고 떠난 사람]

이억주 목사(한국교회언론회대변인/대석교회담임)

위의 말이 조금도 과장되지 않은 인물이 있다. 압둘 칼람(Abdul Kalam)의 이야기로, 그가 사망했을 때에 인도의 12억 인구가 7일간 애도 기간을 가졌으니 말이다. 그는 인도의 제11대 대통령을 지냈으며 이제 곧 그의 서거 2주기를 맞이하게 된다.

2007년 임기 5년을 마치고 대통령직에서 물러난 그는 어느 대학 강단에서 강의 중 심장마비로 쓰러져서 83세를 일기로 타계했는데 그가 남긴 유산(遺産)이 양복 3벌 바지 4벌 구두 두 켈레와 책 2,500 권이라고 한다. 가난한 학자의 유품이라고 해도 믿기지 않는다. 성직자도 아니고, 더욱이 인구 대국 인도의 대통령을 지낸 사람의 유품이라니.

그런데 정작 그가 남긴 중요한 유산은 따로 있다고 한다. 청년들에게 용기와 희망이라는 유산을 남기고 떠나갔다는 것이다. 감동적이다. 그가 유언처럼 남긴 빛나는 유산의 명언 몇 가지를 적어 본다.

이 나라에서 가장 빛날 사람이 학교 교실 맨 뒷자리에 앉을 수도 있다

태양처럼 빛나고 싶으면 먼저 태양처럼 불타라

꿈이란 잠잘 때에 꾸는 것이 아니라, 꿈은 당신을 잠들지 못하게 한다

자기의 결혼식 일시를 잊어버려서 결혼을 못한 이후 아예 결혼을 포기하고 과학자로서 연구에 몰두했던 사람이며 금욕주의자로 살았던 사람이다. 국민들의 지지속에 대통령을 지낸 사람이다. 기인(奇人)은 아닌 것 같으니까 진정 위인(偉人)임에 틀림이 없다.

그런데 인도청년들에게 꿈과 용기를 주고 떠나간 이 분이 우리들을 한없이 부끄럽게 한다.

그 분의 삶과 죽음을 아는 이들이라면, 필자 말고도 더 많은 이들이 스스로 부끄러워질 것이다. 아니 부끄러워해야 한다. 정치 권력자들도 부끄러워해야 한다. 권력은 위임받은 제한적인 힘이다. 그 권력은 직임을 감당할 때에 필요한 절제된 힘이어야 한다. 그런데 직임을 얻으면 그 힘을 함부로 쓰려는 유혹에 넘어지고 마는 이들이 많다. 우리나라 정치 70 여년의 역사가 증거하고 있다.

세상의 일은 그렇다고 하여도 복음의 일은 달라야 한다. 거룩하신 예수님께 복음의 일을 위임받은 주의 종들은 달라야 한다. 성직을 수행하는 이들은 세상일들과는 근본이 다르기 때문이다. 복음전할 사명과 그 미션이 무슨 권세의 자리라도 되는 줄로 착각하는 이들이 많다. 꽤나 많은 주의 종들의 이야기다. 그래서 대신 부끄러워하는 종들이 많다. 교단정치 싸움은 너무도 추악해졌다. 모든 권모와 술수가 다 동원된다. 믿기지 않는다.

교부 토마스 아퀴나스(Thomas Aquinas)교만은 모든 죄악의 어머니다라고 말했다.

로마감독 그레고리(Gregory I)는 말하기를 자신은 주의 종들의 종이다라고 했다.

목회자들은 주의 종으로써 현직에 있을 때에 남들이 닮고 싶은 모범적인 삶을 살았다면, 그 사명을 마치고 떠나갈 때에도 그리해야 하지 않겠는가? 그렇지 못하다면 이중생활이었다는 것을 스스로 폭로하는 것이다.

세속권력의 정점에서 하차한 후에, 마지막 떠난 길에서, 사람들에게 희망과 감동만을 남기고, 가장 많은 사람들을 울리고 떠난 먼 나라 사람이 우리를 부끄럽게 하지 않는가!

뒤에 남겨진 사람들, 너무도 힘든 복음사역 현장에서 고군분투하는 주의 종들을 생각해서 라도 아름다운 자취를 남겨야 할 사람들에게 고하는 고언(苦言)이다. 불원간(不遠間)에 필자 자신도 대상에서 예외가 될 수 없음에 두려운 마음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