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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2012년 부활절연합예배, 이대로 좋은가?2012-03-23 16:23
작성자 Level 8
 
이효상 목사(미래목회포럼 사무총장)
가장 많은 교파가 참여하는 한국교회 최대의 행사가 부활절 연합예배다. 사회적으로 복음 전파와 기독교 문화 창출이라는 힘을 갖고 있는 부활절 연합예배는 64년 역사를 갖고 오늘까지 이어지고 있다.
최초의 예배는 1947년 4월 6일 서울 남산공원에서 드려졌다.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의 전신인 조선기독교연합회와 미군이 공동으로 주최했다. 한국전쟁 기간에는 부산에서 개최됐으며, 53년 정전협정이 체결된 이후엔 남산공원에서 열렸다. 예배에는 주한 미8군사령관과 부통령, 참모총장, 외무부 장관 등이 참석했다. 부활절 예배는 50년대 말까지 새벽 5시30분 남산 이승만 동상 앞에서 열렸다.
60년엔 3·15 부정선거로 연합예배가 중단되면서 각 교회에서 예배를 드리게 됐다. 62년부터 10년간 보수(대한기독교연합회)와 진보(한국기독교연합회)로 나뉘어 예배를 드렸다. 그러다 73년 보수와 진보 교회는 남산 야외음악당에서 10만명이 참석한 가운데 부활절 예배를 공동으로 드렸다.
80·90년대는 기독교지도자협의회를 중심으로 부활절연합예배위원회를 구성하여 여의도광장에서 예배가 드려졌으며, 보수와 진보 진영 목회자들이 번갈아 가며 설교를 했다. 93년 26개 교단이 여의도광장에서 개최한 예배에는 조선기독교도연맹(현 조선그리스도교연맹)에서 보낸 부활절 연합예배 기도문이 도착했으며, 96년 남북한이 서울과 평양에서 같은 예배문과 기도문으로 예배를 드렸다. 96년부터는 여의도광장 공원화 사업으로 예배 장소를 장충체육관으로 옮겼으며, 한국부활절연합예배위원회가 예배를 주도하게 된다. 99년 신현균목사 등 8명이 평양 봉수교회와 칠골교회를 방문해 남북한 연합예배를 드렸다.
한국교회의 양대 축인 한국기독교총연합회와 NCCK는 2005년 부활절 예배를 공동으로 드리기로 합의하고 2006년 잠실 올림픽경기장에서 ‘한국교회 부활절 연합예배’를 개최했다. 이후 양 기관은 서울광장에서 부활절 예배를 드려 왔다.
2006년 이후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와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가 있는데 궂이 제 3의 기구에서 주최할 필요가 있느냐는 교계의 여론에 의해 기존에 가동되고 있던 부활절준비위원회를 물리치고 양기구가 참여하는 연합예배를 드리게 되었다. 그렇게 6년동안 부활절연합예배는 한국교회를 대표하는 행사로 진행해 왔다. 그러면서 한국교회 연합운동의 상징이요 자랑으로 여겨졌다.
그런데 이런 부활절 연합예배가 올해는 모양새가 좀 이상하게 돌아가고 있어 안타깝기 그지없다. 부활절준비위원회가 한기총과 교회협을 공동주관단체에서 제외시키는 것으로 하고 부활절연합예배를 일부 교단장 중심으로 드리기로 한 것이다. 부활절연합예배는 엄밀히 말해서 NCCK와 한기총이 서로 권한을 가지고 따로 따로 드릴 수 있는 권한이나 성질의 것이 아니다. 부활절 연합예배와 관련하여 한기총이 독자적인 움직임을 갖는 등 우려를 사는 가운데 연합이 없는 연합예배는 결국 ‘반쪽예배’로 연합운동의 불씨를 끄는 것과 같다. 부활절 연합예배가 정치꾼들의 권력투쟁의 장이 되거나 장사꾼들이 벌이는 이벤트가 될 수 없다. 그럼에도 부활절을 앞두고 부활절 연합예배까지도 분열되는 수순을 밟는다는 것은 어떠한 명분이나 이유를 든다 하더라도 결코 하나님과 역사 앞에서 큰 죄를 짓는 것이 될 뿐이다. 부활절 연합예배가 분열된다면 역사적으로 볼 때 연합예배가 차라리 6년전으로 돌아가야 한다. 그리고 현재의 부활절준비위원회를 해산하는 것이 원칙적으로 맞다. 부활절준비위원회가 모든 권한을 가진 것도 아니기 때문이다.
연합이 없는 연합예배는 그 자체로서 이미 존재 의미를 상실한 것이다. 2012년 부활절연합예배가 연합예배로 드려지려면 모든 교단들과 지역연합회가 연대하고 각 연합기관이나 선교기관들까지 모두를 품어야 한다. 문자 그대로 연합예배이기 때문이다. 반쪽짜리 예배를 드리느니 차라리 모든 기득권을 내려놓고 참여하는 쪽을 택하는 바른 판단일 것이다. ‘2012년 부활절연합예배, 이대로 좋은 것인가 참여를 심각하게 고민하는 사순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