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종여일(始終如一) 왕상 3:1~15 ‘시종여일’이란 말이 있다. 처음이나 나중이 한결같아서 변(變)함 없음. 모든 일을 하는데 있어서 용두사미(龍頭蛇尾)가 되지 않도록 처음 시작과 같이 마무리가 잘 이루어져야 한다는 뜻이다. 하나님의 은혜와 축복을 전무후무하게 받아 누렸던 솔로몬, 그는 부친 다윗으로부터 왕위를 물려받은 초기는 하나님 앞에 '겸손'으로 시작하였지만 시종여일하지 못하고 ‘교만'해져서 하나님을 멀리하고 온갖 세속적 부귀영화에 젖어 살았던 그의 인생이 얼마나 허무했는지를 전도서에서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있다. “전도자가 이르되 헛되고 헛되며 헛되고 헛되니 모든 것이 헛되도다 해 아래에서 수고하는 무슨 수고가 사람에게 무엇이 유익한고”(전1:2~3). 솔로몬은 다윗의 열 번째 아들이자 우리야를 죽이고 빼앗아 아내로 삼은 밧세바의 소생으로서 인간적인 조건으로 보자면 왕이 되기에는 어려운 인물이었다. 하지만 장자 아도니야를 제치고 왕이 된 것은 솔로몬이 날 때부터 그를 다윗의 계승자로 택하신 하나님의 전적 은혜였던 것이다.(삼하13;24,25) 이러한 사실을 잘 알고 있는 솔로몬은 왕이 된 후 본격적인 통치행위를 하기에 앞서 하나님께 일천번제를 드렸다. 그리고 그 때 하나님께서 무엇을 원하는지를 물으시자 자기를 위한 부귀영화를 구하지 아니하고 하나님이 맡겨주신 백성을 잘 다스릴 수 있는 지혜를 달라고 간구하였다.(왕상3:7~9). 하나님을 우선하는 그의 겸손한 신앙적인 모습은 하나님의 마음에 부합한 것이었다. 그래서 하나님은 그에게 그가 구한 지혜는 물론 구하지 않은 부와 영광까지도 허락하여 주셨다.(왕상3:11~13). 그리고 통치자에게 가장 필요한 덕목이 되는 ‘넓은 마음’까지도 아낌없이 주셨다. “하나님이 솔로몬에게 지혜와 총명을 많이 주시고 넒은 마음을 주시되 바닷가의 모래알같이 하시니 솔로몬의 지혜가 동쪽 모든 사람의 지혜와 애굽의 모든 지혜보다 뛰어난지라”(왕상4:29~30) 그런데 솔로몬은 하나님이 주신 지혜로 점점 명성이 높아지자, 초심을 잊어버리고, 교만하여 져서 마음을 돌려 하나님의 뜻을 거스르기 시작하였다. 자신이 거처할 왕궁을 성전보다 더 화려하게 지었고, 수많은 이방 여자들과 우상들을 끌어들이는 과오를 범하였다. 그 결과 여호와 하나님의 진노 속에서 허무한 인생고백을 남기고 생을 마감했으며, 이스라엘은 남과 북으로 갈라지고, 멸망의 길로 들어서게 되었다.(왕상11:1~13). 하나님은 죄인은 용서하시되, 교만한 자를 가장 싫어하신다. 교만한 자를 치시는 하나님이시다. 하나님이 치시면 인간이 쌓은 업적, 명예, 자랑, 권세, 건강, 부, 행복 등 모든 것이 안개처럼 사라지고 만다. 교만이란 무엇인가? 일반 사전적 의미로는 “겸손함이 없이 잘난 체하여 방자하고 버릇이 없음을 일컫는 말. 남을 깔보고 자신을 높게 평가하여 반성함이 없고, 쉽게 우쭐거리는 마음을 뜻 한다”고 하였다. 반면에 신앙적인 교만은 하나님의 말씀에 순종하지 않는 것이다. 성경에서 망한 사람들의 특징은 말씀에 순종하지 않은 사람들이었다. 즉, 교만한 사람들이었다. 그래서 "교만은 패망의 선봉이요 거만한 마음은 넘어짐의 앞잡이니라(잠 16:18)"라고 하였다. 반면에 "겸손은 존귀의 앞잡이니라(잠 18:12)"는 말씀처럼 겸손한 사람이 복을 받게 된다. 만왕의 왕이신 여호와 하나님의 명령은 이 세상 어느 누구도 거역할 수 없는 절대 어명(御命)이요 신명(神命)이기에 복종해야 한다. 하나님의 말씀은 하나님의 지엄하신 명령으로, 우리의 귀를 통해 전달되지만, 그것은 곧 마음의 변화를 거쳐 구체적인 행동으로 실천되어야 한다. 그것이 '하나님의 명령을 듣고 지켜 행하는 것'이다.
결국 말씀이 전달되어야 할 최종 목표는 손과 발을 통한 구체적인 실천이다. 하나님의 말씀을 듣고 지켜 행하는 것만이 하나님의 정도(正道)를 따르는 것이요, 겸손하고 바른 삶의 비결인 것이다. 하나님의 말씀을 놓치게 되면, 좌로나 우로 치우치게 되고 결국엔 교만에 이르러 망하는 인생이 되고 마는 것이다. 다윗은 인간적인 실수가 많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하나님의 마음에 합한 자”(행13:22)라고 인정받을 수 있었음이 무엇일까? 여러 요인이 있겠지만 “모든 통치의 근본이 하나님께 있다”는 철저한 신본주의 적 신앙관을 가지고 있었다. 그래서 죽음을 앞에 둔 다윗은 아들 솔로몬에게 왕위를 물려주면서 앞으로 왕으로서 백성들을 다스림에 있어 다음과 같이 간곡한 유언을 남겼다.“ 내 하나님 여화와의 명을 지켜 그 법률과 계명과 율례와 모세의 율법에 기록된 대로 지키라 그리하면 네가 무릇 무엇을 하든지 어디로 가든지 형통하리라”(왕상2:1~3). 하나님 말씀을 따르는 것이 그 어떠한 통치적 능력보다도 소중하다는 것을 뼈저리게 체험하고 느낀 다윗이었기에 본인의 사적에 대한 기념도, 영토 확장 같은 군사적인 과업도, 경제적인 번영의 요구도 하지 않았다. 오로지 ‘여호와의 율법을 잘 지켜 행하라’는 신앙유산을 물려주었다. 그러나 솔로몬은 명성이 높아지고 주변국으로부터 지혜를 배우기 위해 금은보화를 가득 싣고 몰려오자 초심을 잊어버리고 교만하여지기 시작하였다. 분수를 저버리고 마음을 돌려 하나님의 말씀에 순종하지 않을 뿐 만 아니라 아버지 다윗의 그 소중한 유언조차 저버리는 불효와 악을 행하니 하나님의 진노를 살 수 밖에 없었고 결국은 인생말년이 하나님과 멀어진 인생이 되고 말았다. 우리 모두에게 중요한 깨우침은 겸손해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만사가 형통할 때 교만해지지 않도록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 겸손하다는 것은 잘되는 모든 일이 자기가 잘나서가 아니라 하나님께서 은혜를 베풀어주셨기 때문임을 잘 알고 늘 기억하는 것을 말한다. 그래서 자기 분수를 지키며 모든 영광을 하나님께 돌리고 그의 말씀에 순종하는 것을 가리킨다. 하나님께서는 교만한 자들을 물리치시고 겸손한 자들을 사랑하시고 은혜를 베풀어 주신다. 스스로 낮아지는 이들을 더욱 더 높이 들어 세워주시고, 그들을 하나님께서도 사랑하시고 사람들로부터도 사랑받게 해주신다. 하나님과 사람 앞에서 끝까지 겸손함을 지키는 우리 모두가 되도록 하자. 더 나아가 우리의 신앙과 사역도 겸손함으로 시종여일해야 한다. 그래서 우리의 삶이 다하는 날, 솔로몬의 허무한 고백이 아니라 사도 바울처럼 승리의 고백을 하자.“ 나는 선한 싸움을 싸우고 나의 달려갈 길을 마치고 믿음을 지켰으니 이제 후로는 나를 위하여 의의 면류관이 예비되었으므로 주 곧 의로우신 재판장이 그 날에 내게 주실 것이며 내게만 아니라 주의 나타나심을 사모하는 모든 자에게도니라”(딤후4:7~8.)
풍암순복음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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