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 돈 벌기 위한 수단 아닌 하나님의 선한도구"
칼빈 탄생 500주년을 맞이해 칼빈과 관련한 새로운 해석과 적용을 위한 시간이 마련돼 관심을 모았다. 지난 11일 한국기독교목회자협의회(KACP, 이하 한목협)은 덕수교회에서 '제15차 열린대화마당'을 '칼빈의 사회관과 경제에 대한 이해'라는 주제를 다뤘다. 이 세미나를 위해 독일 하이텔베르크대학교의 울리히 두크로 석좌교수가 방한했다. 그는 독일 신학계에서 경제윤리 분야로 유명하다. 기조발제를 맡은 두크로 교수는 오늘의 자본주의와 세계화의 논점들을 칼빈의 신학을 바탕으로 성경과 신학적 입장에서 조망했다. 두크로 교수는 "칼빈이 부자들이 소유한 부는 빈곤한 사람들을 위해 쓰여야 할 재화"라고 강조했다. "칼빈은 부를 하나님의 축복으로, 빈곤을 하나님의 징벌로 단순하게 보지 않는다. 칼빈은 불행을 하나님의 배척과 단순하게 동일시하거나, 번영을 하나님의 은총과 동일시 하는 일을 배격한다. 칼빈은 하나님은 인간을 육체의 소욕들로부터 정화시키기 위해 믿는 자들에게 경제적 역경도 겪게 하신다고 말했다." 논평자로 나선 노영상 교수는 "칼빈은 자본주의의 폐해가 되는 문제에 대해, 자본주의를 비판하는 사람들과 동일한 견해를 갖고 있다"며 "이런 부분 때문에 칼빈은 일면 자본주의에 대한 비판자로도 볼 수 있다"는 견해를 밝혔다. 노 교수는 "두크로 교수가 칼빈을 평가할 때 사유재산은 인정했지만, 부의 축적에 대해서는 명확한 제한을 가지고 사회적으로 규제했다"면서 "칼빈은 자본주의도 아니고 사회주의도 아닌 제3의 길을 선택했다"며 "두크로 교수는 상당 부분 칼빈이 사회주의적 입장을 지지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두크로 교수는 "칼빈은 하나님께서 재화를 충분히 주셨는데 그것은 모든 사람에게 적절히 분배가 안 되고 불평등을 낳는 것은 인간의 죄에서 비롯된 부패에 의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칼빈은 비즈니스를 경건한 생활에 비유하며 이를 사람들 사이에서의 교제라고 칭했다. 그에게 있어서 비즈니스는 돈을 벌기 위한 수단이 아니라 하나님께서 이 땅에 충분히 주신 재화를 순환시키는 것으로 이해했다. 그러므로 비즈니스, 교역은 하나님의 선한 도구라는 것이다. 논찬을 맡은 조성돈 교수(실천신학대학원대학교)는 "칼빈의 비즈니스에 대해 상당히 긍정적인 관점을 가진 것은 당당히 놀라운 발견"이라면서 "인류 공동체를 생각하면서 상업을 사회적 결손의 구성요소로 본 것도 칼빈의 놀라운 신학적 해석"이라고 분석했다. 조 교수는 "칼빈에게 부는 공동체의 이해 안에서 하나님이 주신 것으로 교제에 그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이런 부분은 한국 교회에 큰 딜레마라고 지적했다. 성장중심과 기복신앙, '긍정의 힘'과 같은 책들이 정말 믿음인지, 참된 제자도가 무엇인지 질문해 봐야 한다는 것이다. "공동체 의식과 재물에 대한 청지기 의식이 오늘날 한국 교회에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경제 자체도 믿음의 표현으로 보고, 교역을 교제로 볼 수 있는 칼빈의 신학적 해석은 놀라운 통찰력"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공동체의 관점에서 하나님께서 허락하신 재화를 잘 사용하여 순환해, 대한민국은 칼빈이 제시하고 있는 이러한 재물관과 연대 의식을 배워야 한다고 주장했다. 칼빈이 말하는 경제관이다. "내가 소유하고 있는 것은 무엇이든지 하나님의 손에서 왔기 때문에 소유하고 있는 것이다. 내가 가난이나 어떤 필요를 볼 때, 내가 할 수 있는 한 반드시 궁핍한 사람들에게 도움을 주어야 한다. 그리고 비록 하나님이 내가 나의 재산의 절반을 주어야 한다고 말하는 어떤 법도 부과하지 않는다 할지라도, 하나님은 나의 의무를 행하라고 나에게 명령한다. 그래서 만일 우리가 하나님이 우리에게 베풀어주신 모든 혜택 가운데서 하나님을 영화롭게 하고자 한다면, 이 규칙을 채택하자. 즉 아무도 자기를 위해서만 독차지 하지 말고, 하나님이 부자와 가난한 자를 섞어 놓으셔서 우리가 선을 행할 수 있는 기획를 갖도록 하셨음을 알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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