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땅의 주부들에게 띄우는 하나님의 편지
지인으로부터 직접 손으로 쓴 편지를 우편배달부를 통해 받아본 기억이 최근 있는가? 예쁜 편지지도 '옛것'처럼 느껴지는 디지털시대다. 하지만 21년 동안 단 한번도 쉬지 않고 주부들을 위해 매달 편지를 쓰고 발송작업을 하는 이들이 있다. 이들은 소책자 월간 '주부편지(발행인 박강월)'에 글을 쓰는 기독교여성문인회 회원과 발송작업을 하는 30여명의 자원봉사자들, 자유투고를 하는 주부 독자들이다. 손바닥만한 크기로 매월 2만5000부 내외로 발행되는 '주부편지'는 기도하는 어머니의 목소리를 대변하며 삶의 희노애락을 담은 사연들로 가득하다. "하나님 안에서 주부들이 변화되면 가정이 변화되고 사회가 변화될 것을 믿으며 배달하는 하나님의 편지, 주부편지는 각 가정에서 작은 기적을 만들어낸답니다." '주부편지' 박강월 발행인(수필가, 호산나모바일미션 대표, '그래그래 괜찮아' 저자)은 2007년 창간 20주년을 앞두고 초대 발행인 소설가 정연희 권사에 이어 2대 발행인의 바통을 이어받았다. 주부편지는 20여년 전, 정연희 권사를 비롯해 크리스천 여성작가들이 모인 기독여성문인회가 발간을 시작했다. "스캔들 기사나 허영심을 자극하는 여성잡지들은 수십 개씩 널려 있는데 삶의 진정한 메시지를 담은 여성 책자는 단 한 권도 없었다"는 것이 정연희 권사가 주부편지를 발간한 동기였다. 그 뜻을 이어 박 발행인은 3년 째 주부편지를 만들고 독자들에게 또는 불신자들에게 전도용으로 보내고 있다. "매달 책자를 기획하고 발송하기까지의 과정, 그리고 책자를 받아든 독자들로부터 전해오는 이야기들은 모두 철저하게 하나님의 섭리와 계획속에서 진행되고 있습니다." 주부편지는 국내는 물론 미국, 러시아, 동남아, 유럽 등 한국의 주부들이 있는 곳이면 어디든 배달되어진다. 5만부를 발행했던 초기보다 발행부수는 많이 줄었지만 주부편지의 역할은 과거보다 나날이 커지고 있다. 날개가 없어도 세계 곳곳으로 날아가는 주부편지는 편지쓰기를 잃어버린 디지털시대에 더욱 귀한 대접을 받는다. 그 가치만큼 주부편지에 담긴 사연들은 수많은 사람들의 마음의 상처를 위로해 주고 치유하며 고통 속의 주부들에게 희망의 메시지를 전한다. 주부편지를 읽고 이혼 위기에서 벗어난 사람, 죽기를 결심했다가 자살을 포기한 사람 등 감동과 은혜, 그리고 위로를 받았다는 독자들이 다시 그 사연을 편지로 보내온다. 이렇듯 주부편지는 하나님을 마음 속 깊이 초대케 하는 초대장 역할을 한다. 박 발행인은 그것을 '작은 기적'이라고 말했다. 기적은 여기서 끝이 아니다. 후원만으로 유지해 오던 주부편지도 IMF를 거치는 과정에서 해를 거듭할 수록 재정이 줄어 들었다. 꾸준한 개미 후원자들과 자원봉사자들이 발송을 도왔지만 그것만으로는 역부족이었다. 기적은 다시 일어났다. 한 중소기업가의 전폭적인 후원을 받게 되면서 그동안 제 이름으로 된 사무실 한 칸 없던 '주부편지'는 일산에 이름을 건 사무실과 편집장 및 간사 등 직원을 확충하면서 현재의 주부편지가 됐다. 창간 21년째인 주부편지는 최근 7월호로 245호를 인쇄했다. "지금까지 주부편지가 단 한 번도 휴간하지 않고 발행할 수 있었던 것은 오직 하나님의 은혜입니다." 16쪽의 주부편지에는 다양한 코너들이 있다. '사랑 만들기'는 일종의 드라마 대본이다. 고부갈등, 자식문제, 신앙문제 등의 내용으로 대본을 만들어 게재한다. 어떤 교회는 이 대본으로 드라마를 만들기도 한다. 이 코너는 오랜 세월 선교극을 만들어 무대에 올린 박 발행인이 집필하고 있다. 고난을 신앙으로 이겨낸 간증을 담은 '더불어 한 세상을' , 아내의 소중함을 일깨워 주는 '밖에서 온 편지', 가족의 소중함을 고백하는 '안에서 띄우는 편지', 최근 심각한 위기로 치닫고 있는 환경문제를 일깨워주는 '초록빛 소식, 삶 속에서 죽어가는 것들을 믿음으로 살려낸 경험을 고백하는 '살림의 기술' 등의 코너가 알차게 담겨 있다. 발간초기에 의도한 바 대로 하나님을 문학이란 매개체를 통하여 간접적으로 전할 수 있는 글들로 담아내고 있는 것이다. 이 주부편지는 중소형 교회의 전도지로도 활용되어, 복음을 전하는 메신저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대형교회에서는 자체 전도지를 제작할 수 있지만, 재정적 부담으로 전도책자를 발간할 수 없는 작은 교회들이 주부편지를 전도지로 활용해 주시길 부탁 드리고 싶습니다." 무너져 가는 이 시대의 가정들을 지키고 건강하고 아름다운 크리스천의 삶을 지향하는 '주부편지'. 이 작은 문서선교지가 한 알의 밀알이 되어 이 땅의 수많은 주부들이 하나님의 위로의 목소리를 듣고 하나님 앞으로 돌아오는 계기가 되길 희망해 본다.(후원 및 구독 문의:031:907-6376, 홈페이지 http://jubu.or.kr)
김진영 기자(nspirit@hanafo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