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교/칼럼

제목결핵을 치료하신 하나님2009-12-01 10:47
작성자 Level 8

문정렬 목사 칼럼

 

나는 한 번도 병원에 가거나 약을 먹은 적이 없었다. 그런데 삼양동에서 개척교회를 세우고 목회하는 가운데 몸이 약해졌다.
일은 힘들고 먹을 것은 없고 금식하며 살았으므로 영양실조에 걸린 것 같았다. 강냉이 가루로 죽을 쑤어서 먹고 어떤 때는 그것마저도 없어서 굶기를 밥 먹듯 하다 보니 몸이 약해진 것이다. 아내는 첫 아이를 낳고 먹을 것이 없어서 하나님께 밥이나 실컷 먹다가 죽었으면 한이 없겠다고 울면서 기도하기도 했었다.
목회에 있어서 가장 견디기 어렵고 힘들었던 것은 그 무엇보다도 먹지 못하여 느끼게 되는 배고픔이었다고 할 수 있다. 가장 무서운 것은 먹지 못하는 '기아'라고 생각한다.
한 번은 어느 성도님 가정에 심방을 갔는데 성도가 강냉이가루로 죽을 쑤고 있었다. 나는 너무 배가 고파서 “자매님 나 강냉이죽 한 그릇만 주십시오.”라고 염치, 체면 다 버리고 구걸했다. 그랬더니 남편이 점심 먹으러 올 시간이어서 죽을 쑤고 있다고 했다. 한 마디로 줄 수 없다는 대답이었다. 그때는 피차 생활이 어렵기 때문에 남을 도와준다는 것은 어려운 일이었다. 일은 고되고 먹을 것은 없으니 기운이 없고 식은땀만 흘렸다. 결국 영양실조로 결핵이라는 병에 걸리게 되었던 것이다.
어느 날 아침 교회에 가서 교회 도랑의 흙을 퍼내려고 삽질을 하는데 입에서 피가 나왔다. 그때부터 목에서 가래와 피가 자주 나왔다. 자주 기침이 나오고 점점 쇠약해지기 시작했다. 성북보건소에 가서 진찰을 받은 결과, 폐결핵이라는 진단이 나왔다.
빨리 치료받지 않으면 육신을 지탱할 수 없게 된다는 이야기였다. 이때부터 가족들과도 격리생활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돈이 없어서 보건소에서 주는 약만 먹었다.
다시 다른 병원에 가서 진단을 받았다. 진찰 결과, 가족과 한 집에 있으면 안 된다고 했다. 결핵약은 하루에 세 번씩 먹는데 너무 독해서 먹기가 힘이 들었다. 그대로 가다가는 목회도 할 수 없게 될 것이었다.
나는 밤마다 교회에 가서 기도를 드렸지만 점점 더 몸이 허약해지면서 기침과 가래가 계속 나왔다. 그러므로 설교도 심방도 안수기도해 주는 것도 불가능해졌다. 집에 있으면 아이들에게도 전염될 위험이 있어서 집에 있을 수도 없었다. 죽으면 죽으리라는 마음으로 담요와 성경책만 가지고 삼각산에 갔다. 나는 하나님께 기도했다.
“주여, 나를 치료해 주십시오. 만일 내가 세상에 필요치 아니하거든 하나님 앞에 가기를 원합니다. 그러나 내가 필요하면 주님의 능력의 손으로 안찰하여 고쳐 주십시오. 그러나 내가 필요하신 주님의 능력의 손으로 안찰하여 고쳐 주십시오.”
그러나 아무런 응답이 없었다. 때는 늦은 가을이라 찬바람은 불고 배는 고프고 폐병환자가 금식을 하니 얼마나 견디기가 힘이 드는지 차라리 죽었으면 하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숨은 차고 목에서는 가래가 끓었다. 그래서 나는 “삼각산 호랑아! 백운대 호랑아! 너희 밥이 여기 있으니 나를 물어가렴.”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앞에서 무엇이 부스럭 거리는 소리가 들렸다. 나는 놀라서 눈을 크게 뜨고 수풀 속을 바라보았다. 그랬더니 짐승이 있는 것 같이 느껴졌다.
막상 ‘짐승에게 물려 죽게 되면 어떻게 하나’ 하는 생각이 들었고, 호랑이에게 물려 가도 정신만 차리면 산다는 말이 생각났다. 나는 긴장하면서도 눈을 크게 뜨고 앞만 보았다. 그러나 어떤 짐승도 나타나지 않았다. 앞에서 무엇이 부스럭 부스럭 하면서 다른 곳으로 떠났다.
그 짐승이 왜 나를 잡아먹지 않고 다른 곳으로 떠났는지 곰곰이 생각해 봤다. 나의 마음 속에서 병든 사람은 호랑이가 먹지 않는다는 응답이 왔다.
나는 이때 정신을 차리고 하나님께 회개하면서 기도드렸다. 하늘에서 소리가 들리는 것만 같았다.
“내가 너를 치료해 줄 것이니 너는 어떻게 할 것인가? 하는 소리였다. 나는 "주여, 한 번만 살려주시면 남은 여생 죽든지 살든지 주님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습니다.”라고 회개하며 부르짖었더니 다시 마음에 음성이 들려왔다.
"너는 나를 바라보라!“ 그 순간에 눈을 뜨고 바라보았더니 나의 가슴이 뜨거워지면서 응답이 왔다.
“네 병이 나았다.” 하는 음성이었다. 나는 그 자리에서 일어나서 찬송을 부르며 기뻐 뛰었고 감사의 기도로 영광을 돌리게 되었다. ‘
그 후로 나는 목숨을 살려주신 주님을 위해 일할 것을 다짐했다. 최선을 다해 복음을 증거하면서 담대한 신앙으로 주님의 일에 최선을 다했다. 그리고나서는 한 번도 몸에 이상이 없었고 목에서 가래나 피가 나오는 경우도 없어졌다. 다시 진료를 받으니 아무 이상이 없다는 판정을 받고 하나님께 영광을 돌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