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교/칼럼

제목푸른초장 맑은시내-조용목 목사2012-12-31 08:28
작성자 Level 8

‘우리가 가져야 할 믿음’

"네가 하나님은 한 분이신 줄을 믿느냐 잘하는도다 귀신들도 믿고 떠느니라…"(야고보서 2장 19∼26절)

 하나님에 대한 신앙을 나타내는 가장 핵심적인 단어가 구약성경에서는 '경외'이고 신약성경에서는 '믿음'입니다. 이 둘은 신앙생활의 핵심을 표현하는 동의어입니다. 성경에 '경외'와 '믿음'이라는 단어가 없다면 성경은 역사, 문학, 윤리적 교훈, 도덕훈화, 예언, 여행담이 기록된 책에 불과합니다. 성경은 읽고 듣는 자들에게 "경외하라", "믿으라"는 명령을 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명령을 무시하면 성경을 헛되게 읽은 것이 되고 맙니다. 성경은 인간이 경외해야 할 대상, 달리 말하여 믿어야 할 대상이 누구이며 왜, 그리고 어떻게 믿어야 할 것인가를 가르치고 있습니다. '믿음'이라는 용어가 차지하는 비중이 중대하기 때문에 그 용어에 대한 이해도 온전해야 합니다.
 인정하고 동의하는 것으로 그치는 믿음과 아주 맡기는 믿음이 있습니다.
 시인하고 동의하는 믿음으로 충분한 경우가 있는가 하면, 아주 맡기는 믿음을 가져야 할 경우가 있습니다. 하나님께서 주신 언약이나 예언 가운데는 반드시 그렇게 될 것이라고 시인하는 믿음을 가지는 것으로 충분한 것이 있습니다. 부활과 천국에 대한 언약은 성도들이 반드시 그렇게 될 것이라고 믿으면 됩니다. 그런데 시인하는 데서 나아가 아주 맡기도록 요구하는 말씀들이 있습니다. "너희 염려를 다 주께 맡겨 버리라 이는 저가 너희를 권고하심이라"(벧전 5:7) 하신 말씀을 믿는 데는 실제로 염려를 주께 맡기는 행위가 따라야 합니다. 시인하는 데서 더 나아가 기도와 간구로 자신을 맡겨야 온전한 믿음에 이르게 됩니다. 그리하면 맡겼다는 증표로 모든 이해를 초월하는 하나님의 평강이 마음속에 임하게 됩니다.
 다만 말뿐인 믿음과 행함이 따르는 믿음이 있습니다.
 지적(知的)으로 동의하고 시인하는 것만으로 성립되지 않는 믿음이 있습니다. 영적 존재인 귀신들은 하나님의 존재에 대해서 조금도 의심하지 않고 믿습니다. 하나님을 두려워하기도 합니다. 하나님의 뜻대로 행하지는 않고 하나님의 존재에 대한 믿음만을 가지고 있는 것은 멸망할 귀신들이 가진 믿음이나 다를 바 없는 무익한 믿음입니다. 그리고 행함이 없는 믿음은 헛것이며 죽은 믿음이라고 하였습니다. 아브라함은 독자 이삭을 번제로 드리라는 하나님의 말씀대로 실천했습니다. 행함이 함께 하는 믿음으로 그는 의롭다 하심을 받았습니다.
 믿음이 약하여 의심하고 두려워하며 낙심하는 일은 있을지라도 하나님이 지시하는 말씀에는 이유 불문하고 순종하는 믿음이 있습니다.
 이스라엘 자손이 여호와께 부르짖자 어느 날 여호와의 사자가 기드온에게 나타나서 이스라엘을 구원할 사명이 있음을 알렸습니다. 기드온은 이에 대한 확증을 얻고자 기도했습니다. 기드온의 양털 시험은 하나님께 대한 불순종이 아니라 하나님의 뜻을 확인하는 과정을 밟은 것입니다. 그 다음에 행한 그의 행동이 이를 입증하여 줍니다. 확증을 얻게 된 그는 하나님의 명령에 그대로 순종하여 2차에 걸쳐 군사를 선별하고 밤에 내려가 적진을 치자 크고 놀라운 승리를 얻게 되었습니다. 기드온에게는 반신반의하는 과정이 있었으나 불순종하는 일은 없었습니다. 가나안 땅을 정탐한 열 정탐꾼이 백성들에게 상대적으로 우리는 보잘것없다고 말한 것은 죄가 되지 않습니다. 현실 그대로를 이야기한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가나안에 들어가는 것이 무모한 일이라는 부정적 결론을 도출하므로 백성들이 하나님의 명령에 불순종하도록 한 것은 죄가 됩니다. 이스라엘 백성이 부정적 보고를 듣고 낙심하여 통곡한 것이 죄가 되지는 않습니다. 그러나 애굽으로 돌아가자고 불순종하여 나선 것은 죄가 됩니다. 하나님께서 범죄한 그들에 대해 노하여 징벌하시므로 모두 광야에서 방황하다가 죽었습니다.
 사람은 누구나 약하고 부족한 데가 있습니다. 의심과 두려움과 낙심을 완전히 물리칠 수 있는 사람은 흔하지 않습니다. 이는 연단과 훈련을 통해 극복해 나가야 합니다. 그러나 불순종하는 일은 없어야 합니다. 잘 믿어지지 않을지라도 하나님의 말씀에 이유 불문하고 순종해야 합니다. 하나님이 하시는 일을 다 이해할 수는 없어도 믿을 수는 있습니다. 다 믿어지지는 않아도 순종할 수는 있습니다. 순종하는 믿음이 온전한 믿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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