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교/칼럼

제목목회자칼럼-서헌철 목사2015-09-18 08:34
작성자 Level 8

추악한 모습이라도 보이지 말자!

‘이그나티우스’(Ignatius of Antioch)는 소아시아 다섯 교회에 보내는 일곱 통의 편지를 썼다고 전해지는 그중 한 내용을 나누어 봅시다.
그는 “시리아에서 로마까지, 나는 육지에서도 바다에서도 야수(野獸)와 싸우고 있다. 열 마리 표범, 즉 그러한 수의 군인들에게 매어 있는 것입니다. 그들은 친절한 대우를 해 준다는 때에도, 일층 사납게 구는데 지나지 않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무법 부당한 가운데서도 저는 공부를 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그것까지도 허락하지 않습니다. 바라옵기는 제가, 저를 위하여 준비되어 있는 야수에게 축복되기를..., 저는 저 자신을 위해 야수가 일찍이 발견되기를 기도하고 있습니다. 저는 또한 야수들이 일찍이 저를 먹어주기를, 그리고 손댈 것이 아닌 듯이 저를 두려워하거나 머뭇거리지 않기를 위해 교사하기도 하고 애티를 보이려고도 합니다. 만일 야수들이 저를 먹으려 생각하지 않으면 저는 무리로라도 먹게 하려 합니다. 실례입니다마는 저는 그것이 어떠한 이익을 줄 것인지를 알고 있습니다. 이제야말로 저는 그리스도의 제자가 되고 있습니다. 제가 그리스도를 소유할 수 있는 한 어떠한 것도, 눈에 보이는 것이나 보이지 않은 것 모두가 제게 야심을 일으키게 할 수는 없습니다. 불이거나, 십자가거나, 야수의 습격이거나, 천 조각으로 뼈를 꺾인다 해도, 온 몸을 부서뜨림 당한다 해도, 마귀의 모든 고난이 제게 향하여 와도 좋습니다. 저는 다만 그리스도 예수님을 소유하고 있을 뿐입니다.”
그는 이것을 서머나에서 앞에 말한 여러 교회에 써 보냈던 것이다.(출처 기독교 순교사)
사도 베드로는 자기의 아내가 형장으로 끌려갈 때에 아내의 이름을 부르며 “오, 그대여 주님을 기억하시오”라고 위로와 격려를 하였으며, 그 역시 십자가에 거꾸로 달려 순교한 삶을 통하여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의 대속, 부활, 승천, 다시 오심에 대한 거부할 수 없는 신앙을 증거하였습니다.
따라서 이러한 좋은 스승을 둔 ‘이그나티우스’는 ‘베드로’의 후계자요, 안디옥교회의 제2대 감독을 맡았으며, 그는 분열과 이단에 맞서 싸우는 교회의 일치에 큰 관심을 가졌습니다. 또한 순교야 말로 자신의 직분을 가장 분명하게 확증하는 것으로 여겼기에 신앙고백과 함께 그리스도를 증언했으며, 그 사유로 시리아에서 체포되어 로마로 압송되어 사나운 야수들의 밥이 되는 것까지도 기꺼이 맞이했다고 전해집니다.
오늘날 우리에게는 신앙의 멘토 운운하는 것이 유행처럼 번지고 있습니다. 그런데 그 모두가 ‘교회성장’에만 그 목적을 두고 있는 것 같아 아쉬움이 많습니다. 물론 교회도 성장해야 하겠으나, ‘베드로’의 신앙을 전수 받은 ‘이그나티우스’와 같이 어떠한 신앙을 가르침 받고, 가르치고 있느냐하는 문제는 생명과 직결 되는 매우 중요한 것임을 다시 한 번 생각하게 합니다. 따라서 우리 자신부터 ‘베드로’와 같은 신앙의 멘토가 되고 있는가? ‘이그나티우스’와 같이 가르침 받은 신앙을 누리고 있는가? 자문해 볼 때가 아닌가 합니다.
그는 그토록 순교의 제물이 되기를 갈망했는데 오늘날 우리는 무엇을 위해 몸부림 치고 있을까요? 비록 순교를 갈망한다면 위선이 될까봐 갈등한다 해도 온갖 더럽고 추악한 모습만이라도 보이지 않도록 기도해야 하지 않을까요? 따라서 어김없이 열리는 장로교단의 9월 총회를 두고 “환난과 핍박 중에도 성도는 신앙 지켰네 ~ 죽도록 충성 하겠네”라는 찬송을 부를 수 있는 자는 과연 누구일까를 생각해 봅니다.
“그러므로 너희는 가서 모든 족속으로 제자를 삼아 아버지와 아들과 성령의 이름으로 세례를 주고 내가 너희에게 분부한 모든 것을 가르쳐 지키게 하라 볼지어다 내가 세상 끝날 까지 너희와 항상 함께 있으리라 하시니라”(마 28:19-20)

장로교신학 학장, 장신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