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교/칼럼

제목온선칼럼-문찬우 목사2014-03-22 13:00
작성자 Level 8

어린이들의 스킨케어
마태복음 23장 27절

수 년 전에 피부 미용에 신경을 많이 쓰고 있는 20대 중반의 형제와 대화를 나눈 일이 있습니다. 그는 비누 대신 폼(facial foam)이나 스크럽(scrub)을 써야하는 이유, 취침 전에 충분한 양의 보습크림을 발라야 하는 이유, 특히 외출 시 선블록(sun-block) 제품을 반드시 사용해야 하는 이유에 대해 거의 간증에 가까운 열변을 토했습니다. 심지어는 자신은 월 2회 이상 피부과를 찾아서 정기적으로 피부를 관리한다고 했습니다. 이럭저럭 매월 30만 원 이상의 돈을 피부에 투자한다는 것입니다. 그 형제의 사정을 아는 까닭에 안타까운 심정으로, “아니, 남자가 뭐 그렇게까지 피부에 신경을 쓸 필요가 있나요?”라고 말했습니다. 그랬더니 그 형제가 순간 충혈 된 눈동자를 부릅뜨며 말했습니다. “아니, 목사님. 남자 피부는 피부가 아닌가요?” 얼마나 강력하게 주장을 하던지 사과를 해야 하나, 라는 생각이 들 정도였습니다.

근래에 영국의 BBC방송국에서 발표한 보도에 따르면 그 형제가 과했던 것이 아니라 이 시대의 평균치였다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런던 시장 조사기관인 유로모니터 인터내셔널(Euro-monitor international)에 의하면 2012년 전 세계에서 팔린 남성용 화장품 중 21%, 즉 5분의 1은 한국에서 팔린 것입니다. 한국의 남성 화장품 시장규모는 자그마치 6300억 원에 이르고 있으며, 기초화장품 매출은 약 455억 원으로 전 세계 1위입니다.”기사를 읽은 후 그의 목소리가 아련히 들려오는 듯 했습니다. “남자 피부는 피부가 아닌가요? 아닌가요? 아닌가요?”(형제여. 남자 피부도 피부라는 말, 이제는 인정하겠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작금의 스킨케어의 열풍에 비해 피부가 좋은 사람은 그리 많아 보이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이유는 무엇일까요? 스킨케어의 핵심, 즉 피부의 문제는 껍질의 문제가 아니고 그 속의 문제라는 것을 간과하기 때문입니다. 쉽게 말해, 피부는 장기(臟器, organ)의 껍질입니다. 그런 면에서 마태복음 23장 27절의 예수님 말씀은 놀랍도록 과학적입니다. “화 있을 진저, 외식하는 서기관들과 바리새인들이여. 회칠한 무덤 같으니 겉으로는 아름답게 보이나 그 안에는 죽은 사람의 뼈와 모든 더러운 것이 가득하도다.” 이 말씀을 스킨케어에 더 직접적으로 적용한다면 이렇게 됩니다. “피부 트러블이 있을 진저, 단지 스킨만 케어 하는 사람들이여! 화이트닝한 무덤 같으니 겉으로는 아름답게 보이나 그 안에는 인공조미료, 방부제, 알코올, 타르, 니코틴, 분노, 미움, 질투, 욕심 등의 모든 더러운 것이 가득하도다.”

모두가 알다시피 어린아이들은 스킨케어에 무관심합니다. 아예 스킨케어라는 단어 자체를 모릅니다. 어른들처럼 찍어 바르고 표정관리하고 잘 보이려고 애쓰지 않습니다. 그러나 그들의 피부는 눈부실 정도로 깨끗하고 투명합니다. 그 해맑음의 이유가 무엇이겠습니까? 겉으로 하는 것은 아무 것도 없지만, 그 속에 든 것이 깨끗하고 건강한 것입니다. 그들이 먹는 것만이 아닙니다. 생각하는 것, 말하는 것, 심지어는 꿈꾸는 것조차 깨끗합니다. 좋은 피부는 장기의 건강에서, 장기의 건강은 바른 삶에서, 바른 삶은 아름다운 마음에서 만들어지는 것입니다. 그래서 예수님께서는 속이 깨끗하지 않으면 피부도 건강도 언어도 매너도 믿음도 인생도 결국 ‘회칠한 무덤'이라고 말씀하신 것입니다.

 

경기북지방회 온선교회 담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