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교/칼럼

제목목양칼럼-이환권 목사2015-07-10 10:08
작성자 Level 8

어메이징 그레이스(놀라운 은혜)-용서와 화해

  인류 최초의 살인사건은 형이 그 아우를 죽인 일이다. 창세기에 기록된 바와 같이 형 가인은 동생 아벨을 들로 불러내어 쳐죽였다(창 4:8). 끓어오르는 분노와 미움은 어린 시절을 함께 뛰어 놀았을 동생을 증오의 대상으로 삼게 했다. 아벨은 가인의 살인에 그 어떤 빌미도 주지 않았다. 그러나 가인은 자신의 제사를 거부한 하나님이 동생의 제사는 받으셨다는 사실에 몹시 분노했고, 그 분노는 잘못한 것이 없는 동생에 대한 시기와 증오로 표출되었다. 가인은 제사와 관련된 문제가 자신에게 있음을 들었다. 돌아볼 기회를 주신 하나님의 말씀을 통해서이다(창 4:6,7). 그러나 가인은 기회를 저버린다. 그저 불평하고 분노할 뿐이다. 그리고 하나님을 향한 분노는 하나님이 아끼는 것으로 여겨지는 아벨을 향한다. 가인에게 중요한 것은 아벨의 억울한 죽음이나 하나님께 드려야할 참된 제사가 아니다. 관심은 오직 자기 자신일 따름이다. 사람이 자신을 돌아볼 기회를 저버리고 문제의 원인을 다른 사람이나 대상들에게서 찾기 시작할 때 반성이 아닌 전가와 복수가 시작된다. 책임을 전가하고 문제의 원인이라 여기는 사람과 집단을 학대하며 공격하는 것이다. 이러한 증오심은 나치의 유대인 학살과 같이 집단적 증오심으로 형성되기도 한다. 그러한 면에서 동지를 규합하는 성격을 갖는 것이다. 피해 대상은 오히려 악으로 규정되고 그 악을 척결하는 것은 정당한 것이 되어 인간 보편의 동정과 연민은 자취를 감추고 오히려 끔찍한 살육이 자행되기도 하는 것이다.
  얼마 전 미국의 흑인교회에서 총기 난사 사건이 발생했다. 한 백인 청년이 자신이 짝사랑하던 사람이 흑인과 사귀는 것을 보고 분노했고, 평소 인종주의적인 성향을 갖고 있던 차에 범죄에 이르게 된 것이다. 이 비극적인 사건은 여러 명의 목숨을 앗아갔다. 분노와 증오는 또 다른 분노와 증오를 불러 오기 마련이다. 그러나 희생자들의 유족들과 교회는 아픔과 고통을 토로하면서도 용서를 말했다. “용서”, 그것은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베풀어주시는 놀라운 은혜요 힘이다. 그것은 피해자를 일으키는 힘이요, 악을 퍼뜨리는 사단의 세력에 대한 강력한 무기다. 용서는 아프고 고통스럽다. 그리고 용서를 통해 잘못을 범한 사람이 꼭 새롭게 변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용서는 악의 확산을 막고 주위를 밝혀주며 그분의 은혜를 증거 하는 힘을 갖는다. 흑인교회의 장례식장에 참석한 오바마 대통령은 추모사를 하던 말미에 ‘어메이징 그레이스(amazing grace)’를 노래했고 이 노래에 많은 사람들은 감격하며 화답했다. 일부는 오바마의 탁월한 연설과 정치적 수완을 통해서 감동을 받기도 했겠지만, 사실 이 노래는 그 자체에 힘을 갖고 있다. 영국의 정치가 윌리엄 윌버포스에 관한 책 제목은 ‘어메이징 그레이스’다. 그는 부유하고 유력한 가문의 청년이었다. 정치에 뜻을 품고 이른 나이에 진출했으나 온갖 추함을 목격하며 고민하던 가운데 회심을 하게 된다. 이후 하나님의 뜻을 따라 살고자 더러운 정계를 떠나려 하지만 그 속에서 주님의 뜻을 따르라는 죤 뉴턴 목사의 충고를 듣고 잘못된 구습과 노예제도 폐지를 위해 일생을 헌신한다. 죤 뉴턴은 바로 노예무역선 선장으로 살다가 주님을 만나 목사가 된 사람이다. 그리고 그는 극악한 죄인이었던 자신을 구하신 은혜를 노래로 지었다. 그 노래가 바로 ‘어메이징 그레이스’ 인 것이다. “놀라운 은혜”, 놀라운 하나님의 은혜는 그것을 받고 증거 하는 것을 통해 치유하고 화평케 한다. 그러므로 우리는 이 세상에서 자신을 구하신 하나님의 은혜를 더욱 마음에 새겨야 할 것이다. 그것이 자신을 그릇된 분노와 미움에서 지켜줄 것이다. 또한 주위의 어둠과 증오를 씻어 줄 것이다. 총기를 난사한 백인 청년이 흑인 형제들의 용서와 사랑을 통해 ‘어메이징 그레이스’를 부르게 되길 바란다. 진정으로 치료와 회복이 필요한 사람은 그 청년이기도 하다. 주님의 은혜가 우리의 심령에 늘 충만하여 날마다 용서와 사랑으로 서로를 감싸게 되길 바란다. 그리고 용서와 사랑을 통해 지난날의 잘못이 되풀이 되지 않도록 은혜에 합당한 생활이 되어야 할 것이다.

나 같은 죄인 살리신 주 은혜 놀라워 잃었던 생명 찾았고 광명을 얻었네
큰 죄악에서 건지신 주 은혜 고마워 나 처음 믿은 그 시간 귀하고 귀하다

“전에는 우리도 다 그 가운데서 우리 육체의 욕심을 따라 지내며 육체와 마음의 원하는 것을 하여 다른 이들과 같이 본질상 진노의 자녀이었더니 긍휼이 풍성하신 하나님이 우리를 사랑하신 그 큰 사랑을 인하여 허물로 죽은 우리를 그리스도와 함께 살리셨고 (너희는 은혜로 구원을 받은 것이라) 또 함께 일으키사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함께 하늘에 앉히시니 이는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우리에게 자비하심으로써 그 은혜의 지극히 풍성함을 오는 여러 세대에 나타내려 하심이라”(엡 2:3-7)

일본선교사